김앤장 법률사무소에 1만3000명의 서명이 담긴 ‘법인분리 결사반대’ 서명지를 전달하려던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지엠지부가 출입을 막아선 경찰과 몸싸움을 벌였다.
한국지엠 노조는 20일 오전 10시 서울 종로구에 있는 김앤장 법률사무소 건물 앞에서 제너럴모터스(GM)자본이 추진하는 법인 분리를 저지하고 GM자본의 법률대리인으로 활동하는 김앤장을 규탄하기 위한 기자회견을 열었다.
노조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법인분리를 강행하는 GM자본의 계획에 빌붙어 국민 혈세를 빨아먹는 김앤장은 매국 법인”이라며 “한국지엠의 앞날을 생각한다면 노조의 경고를 받아들이고 경영개입에 대한 잘못을 시인하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병도 한국지엠지부 사무지회장은 “김앤장이 각종 단체협약위반을 종용하고 회사 경영에 개입하는 등 법률대리인 업무를 초월한 월권 행위를 하고 있다”며 “노조의 경고를 무시하면 반드시 그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노조는 오전 10시20분께 노조 관계자 1만3000명의 이름이 담긴 ‘법인분리 결사반대’ 서명지를 전달하기 위해 김앤장 건물 출입을 시도했지만 서울지방경찰청 소속 기동대원들 20여 명이 입구를 막아 들어가지 못했다.
노조는 “서명지만 전달할 건데 왜 못 들어가게 하느냐”며 경찰들에 항의했고, 노조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고성과 함께 욕설이 오갔다. 경찰이 계속 입구를 막아서자 노조는 “그냥 밀어부쳐”라며 1차로 건물 진입을 시도했고 이 과정에서 노조와 경찰 사이에 몸싸움이 발생했다.
경찰의 팔 등 신체를 잡아당기는 노조로 인해 경찰 대열 일부가 순간 무너지기도 했지만 건물 진입에 성공하지는 못했다.
노조는 오전 10시30분께 2차 진입을 시도했지만 결국 김앤장에 들어가지 못했다. 약 5명의 노조 관계자들은 서명지함을 들고 경찰이 없는 건물 후문으로 들어가려 했지만 건물 관계자들이 후문 셔터를 내린 채 앞에서 지키며 노조의 출입을 봉쇄했다.
노조는 지난달 30일에도 산업은행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GM자본이 추진하는 법인 분리는 구조조정을 위한 꼼수”라며 “2대주주인 산은이 비토권을 행사해 법인분리를 중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산은은 지난 11일 한국지엠을 상대로 주주총회 개최를 금지시켜 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냈다.
이동걸 산은 회장은 당시 “법인 설립 반대를 전제한 것은 아니지만 노조와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한다면 기본협약의 정신에 위반되고 잠재적 위험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며 “구체적인 내용을 살펴본 뒤 산은이 반대할지 아니면 찬성하고 도와줄지 결정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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