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간 83% ‘껑충’…내릴 줄 모르는 오징어 가격

  • 뉴시스
  • 입력 2018년 9월 26일 07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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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년 추석 차례를 지내는 신모(54)씨는 제사상에 오징어를 올리지 않은 지 꽤 됐다고 했다. 오징어 값이 2배 이상 뛰어 명절 장을 볼 때조차 구입하기 부담스럽다는 설명이다. 신씨는 “남편도 오징어를 좋아해서 매년 오징어를 사다 요리를 했었는데 이젠 엄두도 못 낸다”며 “9000원 정도 하던 것이 어느 날 보니 2만원이 돼 있더라”고 토로했다. 그는 이번 차례상에도 오징어 대신 문어를 사 산적 요리를 만들어 올렸다.

2016년 말부터 치솟기 시작한 오징어 가격이 올해 들어서도 내릴 줄을 모르고 있다. 추석을 앞두고 정부가 원양오징어 1112t을 방출하는 등 물가 안정 작업에 들어갔지만, 가격은 쉬이 잡히지 않는 모양새다.

26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오징어 물가지수는 2년 전(2016년 8월)에 비해 약 83% 올랐다. 같은 기간 마른오징어 물가지수 역시 87% 뛰었다. 2016년 11월 전월 대비 17% 오르며 한 차례 급등했던 오징어 물가지수는 이후 상승세를 지속해 올해까지 고공행진을 이어오고 있다.

2016년 10월부터 2017년 6월까지 9개월 연속 올랐던 물가지수는 잠시 주춤한가 싶더니 지난해 9월부터 다시 오르기 시작했다. 올해 들어선 증감률이 높지 않지만, 지난해 급등했던 가격이 안정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가 추석을 앞두고 성수품을 확대 공급하는 등 농·축·수산물 가격 안정에 나섰지만, 오징어만큼은 예외다. 지난 20일 정부가 발표한 ‘추석 성수품 가격 동향’에 따르면 정부 비축물량 방출로 명태, 갈치, 조기 등 주요 수산물 가격이 하향 조정됐으나 오징어는 생산량이 줄어 지난달 대비 오름세를 지속했다. 오징어 가격은 8월 하순 3611원에서 9월 상순 3667원을 기록한 후 같은달 중순 3739원으로 전월 대비 4% 올랐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수급이 불안정한 것이 가격 상승의 주된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오징어 어획량은 2016년(2만32t) 전년의 13.3% 수준으로 급격히 감소한 이후 지난해 4만6614t을 기록하며 회복세를 보였지만 평년 수준(11만4000t)엔 미치지 못했다. 오징어 생산량은 2016년 4월 급격히 하락한 데 이어 지난해 4~6월에도 급감세를 보였다.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다소 회복되던 듯한 생산량은 지난 7월 20만6179t을 기록, 다시 전월 대비 56% 감소했다.

생산량은 올해 상반기(1~6월) 기준으로도 3만1407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 줄었다. 같은 기간 꽁치(74%), 대구(62%), 가다랑어(38%), 메로(20%) 등의 생산량이 전년 대비 크게 오르면서 원양어업 생산량은 12% 증가했으나 오징어를 비롯한 명태(-34%), 민대구(-29%), 황다랑어(-11%) 등은 감소했다.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원양산 오징어의 94.4%를 생산하고 있는 남서대서양 어장의 어황이 좋지 않아 지난 5월 채낚기 어선이 조기에 철수하면서 생산량도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해수부는 우리나라 연근해와 포클랜드 수역 등 주요 어장에서 오징어 생산량이 급감하고 있는 것을 반영해 올해 해외어장 자원조사 사업 대상지를 오징어 자원이 많은 남동태평양(FAO 87 해구)으로 선정했다. 정부는 해당 해역에 조사선 2척을 투입해 전 세계적으로 식용에 쓰이는 아메리카 대왕 오징어(Dosidicus gigas) 어장 개발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세종=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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