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5일 ‘운명의 날’ 다가오는 롯데·SPC…서글픈 추석연휴

검찰 실형 구형…법원 판단에 따라 그룹 운명 달려

국정농단 사태와 롯데그룹 경영비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 News1

롯데그룹과 SPC그룹이 ‘운명의 날’을 앞두고 남들과는 다른 추석 연휴를 보냈다. 오는 10월5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허영인 SCP그룹 회장이 나란히 법정에 설 예정이어서다.

26일 업계와 법조계에 따르면 다음달 5일 오후 2시30분 서울고법 형사8부(부장판사 강승준) 심리로 ‘경영비리’와 뇌물 혐의에 대한 신 회장의 항소심 선고공판이 열린다.

이 때문에 롯데는 추석 연휴 기간 동안 긴장의 끈을 놓지 못했다. 롯데는 총수 부재 상황이 6개월을 넘기면서 각종 투자계획 지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신 회장이 풀려나지 않을 경우 더 큰 어려움에 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현재 롯데케미칼의 인도네시아 유화단지 건설은 1년6개월째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베트남 제과업체, 베트남·인도네시아 유통기업, 미국·베트남 호텔체인, 유럽 화학업체 등 롯데가 추진을 계획하고 있는 각종 인수합병 계획도 답보상태다.

앞서 검찰은 신 회장에게 징역 14년과 벌금 1000억원, 추징금 70억원을 구형했다. 검찰은 “그룹의 책임자로서 배임·횡령 범행을 적극적으로 막을 의무가 있는데도 이를 계속하게 하고, 가족들이 불법 이익을 취득하는데 주도적 역할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반해 신 회장은 항소심 재판 내내 적극적으로 발언하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신 회장을 결심공판에서도 “다른 기업들이 지원한 공적 재단 위에 사익을 추구하는 사람이 있을 것으로는 꿈에도 생각 못했다”고 반박했다.

신 회장과 함께 재판을 받고 있는 황각규 롯데그룹 부회장도 “신 회장은 경영철학과 이념, 지침을 이해하고 실천하며 그룹의 발전을 위해 동분서주해 왔다”며 신 회장의 선처를 호소한 바 있다.

SPC그룹 허영인 회장. © News1

이날 앞선 오후 2시, 허영인 SPC그룹 회장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이순형) 심리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에 대한 1심 선고를 받는다.

허 회장은 계열사 ‘파리크라상’의 상표권을 아내에게 넘긴 뒤 200억원대 사용료를 지급해 회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를 받는다. 앞서 8월30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허 회장에게 징역 3년을 구형했다.

현재 허 회장은 불구속 재판 중이다. 법원이 어떤 판단을 내리느냐에 따라 허 회장이 구속 수감될 지, 경영을 계속할 수 있을지 운명이 결정된다. SPC그룹으로서는 초조할 수 밖에 없다.

허 회장은 재판 내내 무죄를 피력해 오고 있다. 허 회장 측 변호인은 “아내 이씨의 허락을 얻어 명의신탁으로 회사가 지분을 이전받아 사용하다 검찰 수사 결과에 따라 이씨에게 반환한 것에 불과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결심공판에서도 허 회장은 6~7년 전 브랜드 사용료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혐의없음으로 결론이 났다는 사실을 들어 무죄를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