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금리역전 1.00%p까지 벌어졌을 때 월 2.7조 이탈”
한은·시장 전문가들 “예견된 상황이라 큰 충격 없을 것”
미국 정책금리 인상으로 한국과 미국의 금리 역전 차이가 0.75%포인트까지 벌어짐에 따라 10월 금융통화위원회를 앞둔 한국은행의 계산이 복잡해졌다.
미국연방준비제도(Fed)는 27일(한국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직후 공개한 성명에서 기준금리를 2.00~2.25%로 25bp 인상한다고 밝혔다. 연준은 점도표에서 올해 총 기준금리 인상 횟수 전망을 4차례로 유지했다.
미 연준이 예상된 시나리오대로 움직였음에도 지난해 11월 금리 인상 이후 10개월째 금리를 동결해 온 한은의 고민은 깊어졌다. 당분간 미국의 금리 인상이 더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서다.
기존 한미 금리역전 차이가 0.50%포인트까지 벌어졌을 때는 외국인 자금 이탈 우려가 크지 않았지만, 이번 FOMC로 0.75%포인트 차로 벌어졌고 앞으로 더 벌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이에 따라 국내 금융 및 외환시장도 안심할 수만은 없게 됐다. 금리가 낮은 곳에서 높은 곳으로 흐르는 자본의 특성을 고려하면 국내에 유입된 외국인 투자자금이 순유출로 전환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한미 정책금리 역전 폭이 0.75%포인트로 확대된 것은 2007년 7월 이후 11년 2개월 만이다. 한미 정책금리 역전 폭은 2000년 5~10월 1.50%포인트까지 벌어졌었다. 10월과 11월 두 번의 금리 인상 기회가 남은 한은이 10월 금리를 동결하고 미국이 추가로 금리를 올리게 되면 금리 역전 차이는 1.00%포인트까지 벌어지게 된다.
이 경우 국내에 유입된 외국인 투자자금은 빠르게 빠져나갈 수 있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과거 사례를 볼 때 한미 금리 역전 폭이 0.50%포인트까지만 제한적인 영향이 있었고, 1.00%포인트가 됐을 때는 외국인 투자자금이 월평균 2조7000억원 이탈했다.
실제 2006년 5월~7월 금리 역전 폭이 1.00%포인트로 확대됐을 때 국내 증권 및 채권시장에서 외국인 자금 순유출액은 8조2000억에 달했다. 금리 역전 폭이 3배가량 늘어난 것이다.
하지만 한은과 시장 전문가들은 아직 한미 정책금리 역전 폭이 1.00%포인트에 미치지 않은 0.75%포인트에 머무른 상황이어서 큰 충격은 없을 것으로 봤다.
한은은 통화금융대책반 회의에서 “미국의 정책금리 인상이 시장에서 예견됐고, 앞으로의 예상 경로도 크게 달라지지 않아 국내 금융 및 외환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백윤민 교보증권 연구원은 “미 연준은 이번 성명서에서 완화적인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한다는 문구를 삭제했는데, 그간 연준이 점진적인 금리 인상을 지속하고 있었다는 점에서 시장에 충격을 줄 만한 변화는 아니다”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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