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파생상품 증가로 원자재가격 변동 충격 덜해졌다”

  • 뉴스1
  • 입력 2018년 9월 27일 12시 13분


원자재 파생상품 거래, 23년간 약 10배 증가
“2000년대 이후 원자재 가격의 경제 영향 약화”

1995년~2017년 파생상품 거래대금 추이. (자료=미국 재무부, 한국은행 제공) © News1
1995년~2017년 파생상품 거래대금 추이. (자료=미국 재무부, 한국은행 제공) © News1
국제 원자재 관련 파생상품 거래가 증가하면서 원자재 가격변동에 따른 충격은 덜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은 27일 발간한 ‘금융시장과 국제원자재 가격 충격의 영향’ 연구보고서를 보면 2000년대 이후 국제 원자재 관련 파생상품이 늘어나면서 원자재 가격의 영향력은 줄었다.

김명연 한은 경제원구원 과장은 “기존 연구에 따르면 2000년대 들어 국제원자재가격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약화했다”며 “2000년대 이후 원자재 관련 파생상품이 급증하면서 자산의 역할을 한 것이 원자재 가격의 영향력 감소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 1995년 말 약 1400억달러에 불과했던 전 세계 원자재 파생상품 거래는 지난해 말 약 1조3700억달러로 10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에 따라 한은은 금융기관이 기업의 자본에만 투자하는 모형과 원자재에도 투자하는 모형을 설정해 시뮬레이션했다. 시뮬레이션 결과 금융기관이 기업 자본과 원자재에 동시에 투자할 경우, 기업 자본에만 투자하는 경우보다 국제원자재 가격 충격에 따른 거시 변수들의 반응이 약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원자재 가격이 하락하면 기업의 생산을 위한 투입가격이 줄어 기업의 생산이 늘고, 기업의 자본 대비 수익률을 향상시킨다. 하지만 원자재 파생상품 수익률은 하락시켜 금융기관의 수익상승률은 기업 자본에만 투자하는 경우보다 줄었다. 따라서 금융기관의 순 자산도 상승 폭이 작아졌다.

만일 원자재 가격이 1% 하락했다고 가정했을 때, 금융기관이 원자재에 총자산의 8%를 투자한 경우에는 투자를 안 한 경우보다 순 자산이 약 0.4% 줄었다.

반대로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는 경우 기업 자본에 대한 투자수익률은 하락하지만, 원자재 투자 수익률 상승으로 일부 상쇄했다.

김 과장은 “2000년대 들어 원자재 관련 파생상품 거래가 크게 확대되는 등 원자재가 자산의 역할을 하면서 원자재가격이 총투자 및 생산에 주는 영향이 감소했다”면서 “국제원자재 가격과 금리 및 물가 간의 관계변화에 대해 정밀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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