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계 어려워… 韓노인 상대적 빈곤율, EU 1위 2배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9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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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터 못떠나… 70~74세 고용률, 유럽국 대비 최고

한국의 65세 이상 고령층 인구 10명 중 4명꼴은 소득 하위 25%에 해당하는 빈곤층에 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통계청이 내놓은 ‘고령자 통계’에 따르면 2016년 기준 한국의 65세 이상 노인의 상대적 빈곤율은 43.7%였다. 상대적 빈곤율은 세금을 빼고 실제 쓸 수 있는 소득(처분가능소득)을 기준으로 소득 하위 25% 미만인 인구 비율을 뜻한다. 한국 고령층의 상대적 빈곤율은 EU 국가 중 빈곤율이 가장 높은 라트비아(22.9%)보다 20%포인트 이상 높은 것이다.

인구가 5000만 명이 넘는 국가들의 고령층 빈곤율은 영국 10%, 독일 9.4%, 이탈리아 7.5%, 프랑스 2.3% 등으로 대체로 10% 이하 수준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한국은 급속한 고령화에 비해 연금 등 사회보장 제도가 미흡하고, 1인 노인가구도 증가하면서 상대적 빈곤율이 좀처럼 떨어지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생활형편이 어렵다 보니 노인들은 일선 노동 현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017년 기준 한국 65∼69세 인구의 고용률은 45.5%에 이르고, 70∼74세 인구의 고용률도 33.1%다. EU에서 65∼69세 인구의 고용률이 40%를 넘는 국가는 한 곳도 없다. EU 내 70∼74세 인구의 고용률도 모두 20% 미만이다.

한국에서는 은퇴 이후에도 일하는 풍토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올해 기준 55∼79세 인구 가운데 장래에 일하기를 원하는 사람의 비율은 64.1%로 10년 전인 2008년(57.1%)보다 7%포인트 증가했다.

세종=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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