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세계 각국과 무역 분야에서 마찰을 겪고 있다. 특히 중국과는 ‘무역전쟁’을 벌이는 중이다. 미국은 8월 500억 달러 규모의 중국 제품에 관세를 매겼고 최근에는 2000억 달러 규모의 수입품에 추가 관세를 부과했다. 양국이 타협점을 찾고는 있지만 고위급 협상이 결렬되는 등 양측 모두를 만족시키는 해법을 찾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글로벌 무역 분쟁은 환율, 산업, 통화, 재정 정책 등 한 국가의 경제 역량을 총동원하는 총력전 형태를 띤다. 이미 미국과 중국은 환율, 산업, 통화 정책을 동원했다.
양국의 무역 분쟁은 세계 경제의 헤게모니를 놓고 충돌한 양상이 있는 만큼 승패가 확실해질 때까지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 단순히 11월 예정된 미국 중간선거용으로 평가 절하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미국의 국내 경기 상황이나 정책 여력, 금융시장 환경 등이 미국 측에 유리해 트럼프 대통령이 먼저 분쟁을 철회하려 하지 않을 것이다.
미국은 과거에도 무역 분쟁을 치른 전력이 있다. 이를 토대로 이끌어낼 수 있는 결론은 두 가지다. 패권국(미국) 주도의 무역 및 금융 분쟁은 모두 패권국의 의도대로 마무리됐다는 것, 그리고 분쟁이 끝난 뒤 패권국의 세계 경제 및 금융시장 지배력이 한층 강화됐다는 것이다. 이번에도 같은 패턴이 반복되면 미중 무역 전쟁의 결과와 향후 흐름은 미국에 유리할 가능성이 높다.
미국과 달리 중국은 미국과의 무역 분쟁이 아니더라도 극복해야 할 난관이 많다. 과잉 유동성에 따른 과도한 부채, 부동산 등 자산시장 버블, 공급 과잉 산업에 대한 구조조정 등이다. 중국 정부는 체질을 개선하기 위해 부채 축소 정책을 실행하고자 하지만 무역전쟁 탓에 정책을 추진하는 데 난항을 겪고 있다. 무역 분쟁이 완화돼도 중국은 유동성 과잉 공급으로 인한 후유증, 위안화 가치 불안, 성장세 둔화 등과 같은 구조적인 리스크가 현실화될 소지가 있다.
무역 분쟁과 중국 경제의 리스크를 고려하면 현 시점에서 국내 투자자들은 안전자산 편입 비율을 늘리는 전략이 바람직하다. 미국을 제외한 다른 국가들은 경제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다. 무역 분쟁의 불확실성이 잠재돼 있는 만큼 위험 자산에 대한 노출을 낮춰야 한다. 안전자산 중에는 미국 주식과 채권 등 달러화 표시 자산이 유망하다.
반면 신흥국 통화 표시 자산에 대한 투자는 신중해야 한다. 특히 미국과의 무역 분쟁으로 인해 거시경제의 위험도가 높아진 중국을 비롯해 대(對)중국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홍콩, 대만, 브라질 등에 대해서는 더욱 신중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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