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파리모터쇼’ 개막 하루 전날인 3일(현지 시간) 포르 트 드 베르사유 전시장을 깜짝 방문했다. 대통령이 직접 모터쇼를 챙기는 일은 보기 드문 파격 행보다.
올해로 120주년을 맞은 파리모터쇼는 최근 10년 이래 역대 최소 규모로 치러진다. 행사 주최 측에 따르면 참가 업체는 완성차와 부품업체 합계 205곳이다. 지난 2014년(271개)과 비교하면 업체 수가 약 24% 감소하면서 100년 넘게 이어온 파리모터쇼의 위상을 무너뜨리고 있다.
파리모터쇼 관계자는 “파리모터쇼도 최신 트렌드를 반영하기 위해 세계가전박람회(CES) 의장인 개리 샤피로(Gary Shapiro)에게 이번에 기조연설을 맡겼다”며 “완성차업체들 참가는 줄었지만 관람객들이 모터쇼 안에서 충분히 신차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파리모터쇼 주최 측에 따르면 마크롱은 4일 개막 당일 참석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대통령의 발 빠른 행보 덕분에 파리모터쇼는 축제를 앞두고 더욱 힘이 실리게 됐다. 이날 마크롱 대통령은 주로 프랑스 제작사 및 부품 업체들이 모여 있는 포르트 드 베유사유 제1전시장에 오후 5시 방문해 2시간가량 꼼꼼히 둘러봤다. 특히 단순히 부스를 둘러보는 게 아니라 한참을 머물며 관계자들과 대화를 이어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현재 프랑스 정부는 각종 규제를 예고하면서 자동차 업계와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이 때문에 마크롱 대통령이 업계를 달래기 위해 나선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프랑스 자동차 인구가 약 4000만 명으로 추산되는데 이 정부는 2017년 5월 이후 이와 관련 세금을 대폭 인상했다. 또한 도로 규정 속도도 시속 80km 이하로 낮추겠다는 목표를 세우기도 했다.
한편, 이번 파리모터쇼는 큰손 폴크스바겐이 일치감치 빠지면서 큰 타격을 입었다. 이와 함께 애스턴마틴·벤틀리·맥라렌 등 최고급 메이커들과 볼보·포드·닛산·피아트크라이슬러와 같은 양산차 업체들도 파리모터쇼에 나서지 않았다. 파리모터쇼는 오는 14일까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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