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연내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가계대출 차주의 부담도 증가할 전망이다.
한은 기준금리는 지난해 11월 0.25%p 상승한 이후 지금까지 11개월간 1.5%로 고정된 상태였던 반면 은행 대출 금리는 계속 상승세를 나타냈다. 미국 연준이 세 차례 걸쳐 금리를 0.75%p까지 인상하며 해외에서 조달하는 자금의 이자가 올랐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한은이 이달이나 다음달 연내 남은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서 금리인상에 나서면 은행권 금리가 더 오를 가능성은 충분하다.
보통 시장금리는 자금조달에 든 비용이나 금융채 금리를 기준으로 삼는데 기준금리가 여기에 일부 연동됐기 때문이다. 시장에 금리인상 기대가 선반영돼 당장은 큰 폭으로 상승하지는 않을 수 있지만 향후 지속적인 인상 기조를 감안할 때 시장금리 인상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11월 기준금리 인상이 단행된 이후 시중은행 대출 금리가 5% 코앞까지 상승한 상황이다.
이미 대출 받은 차주들의 이자 부담은 더 커지게 됐다. 가계부채는 현재 약 1493조원으로 사상 최대 수준이다. 만약 금리가 0.25% 오를 경우 단순계산시 전체 가계부채에서 이자가 3조7300억원 오르는 셈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다른 국가에 비해 소득증가율보다 가계부채증가율이 높아 금리가 인상될 경우 가계가 휘청일 수 있다.
우리나라 가계부채 증가속도는 금융위기 이후 연평균 3.1%p로, OECD평균 0.4%p에 비해 8배에 가깝다. 빚은 늘어나는데 소득은 제자리 걸음이라 대출을 상환할 수 있는 여력이 떨어지는 것이다.
특히 빚을 감당할 능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취약차주의 경우 더 문제가 심각하다. 저소득·저신용 등 금융 취약계층인 취약차주의 부채는 85조1000억원으로 전년말 대비 2조4000억원 증가한 상황이다. 게다가 취약차주는 변동금리 비중이 큰 신용대출 비중이 비취약차주에 비해 두배 높아 금리인상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
부동산 대출 규제 강화에 더해 금리까지 인상될 경우 신규차주들 대출 문턱은 높아질 전망이다. 은행들이 이달 총체적상환능력비율(DSR)까지 전면 도입할 경우 신규 대출은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미국이 내년 금리 인상을 최대 3차례 예고함에 따라 금리는 계속해서 상승할 전망이다. 금리가 급격히 상승할 경우 취약차주를 중심으로 연체가 늘고 금융부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