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에 ‘먹튀’까지…프랜차이즈, 끊이지 않는 몰락신화

  • 뉴시스
  • 입력 2018년 10월 7일 09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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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마약복용 혐의로 적발돼 지탄을 받았던 오세린 전 봉구스밥버거 대표가 가맹점주들 몰래 회사를 팔아넘기는 일까지 벌어지면서 성공한 프랜차이즈 신화가 몰락의 길을 걷는 사례들이 다시금 회자되고 있다.

준비 없이 벼락부자가 된 상황에서 충분한 기업가정신이 없이 기업을 운영하다 보니 벌어지는 일들이라는 게 중론이다. 수많은 가맹점들의 생계가 연관돼있는 프랜차이즈의 경우 개인 사업으로 영위하던 시절과는 분명히 차이가 있는 만큼 경영진에게 충분한 책임감이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다.

지난 주 불거진 주먹밥 프랜차이즈 봉구스밥버거 사태는 무책임한 경영진의 단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사례다.

20대의 젊은 나이에 주먹밥 노점상으로 사업을 시작한 오 전 대표는 학생들을 중심으로 밥버거가 인기를 끌면서 프랜차이즈로 확장해 불과 4년여 만인 2015년에 950여곳의 가맹점을 거느린 회사로 성장했다.

그러나 오 전 대표는 2015년 5월부터 216년 10월까지 수차례 마약을 투약하고 지인들에게 제공한 사실이 당국에 적발되면서 지난해 징역 1년 6개월,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고 브랜드 이미지를 실추시켜 가맹점들에 타격을 입혔다. 결국 가맹점은 현재 600여곳으로 줄어든 상태다.

그러던 중 가맹점주들에게는 알리지 않은 채 지난달 초 봉구스밥버거를 네네치킨에 매각한 사실이 한 달 만에 드러나면서 먹튀 논란까지 불거진 상황이다. 오 전 대표는 가맹점들의 포스(POS)단말기 교체와 관련해 위약금을 책임지기로 했지만 회사 매각 뒤 잠적하면서 가맹점주들의 불안감이 고조돼있다.

오 전 대표는 지난해 마약 투약 혐의가 드러난 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변명의 여지가 없다. 갑작스러운 젊은 날의 성공을 담을 그릇이 아니었고, 순간 일탈로 이어졌다. 그 순간을 지금도 후회하고 있다”면서 “길고 깊게 자숙하는 모습 보이겠다”고 했지만 결국 제대로 된 반성 없이 수백 명의 가맹점주들에게 피해를 입히고 만 셈이다.

이 같은 프랜차이즈 경영자의 모습은 과거에도 불거져왔다.

한 마리 가격에 치킨 두 마리를 제공한다는 점을 내세운 치킨 프랜차이즈 호식이두마리치킨의 최호식 전 회장은 지난해 6월 20대 여직원을 성추행한 혐의로 고소당하면서 결국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이로 인해 네티즌들의 불매운동 기류까지 확산되면서 애꿎은 가맹점주들이 피해를 입은 상황이다.
지난해 7월에는 채소·과일 전문 프랜차이즈인 총각네야채가게의 이영석 전 대표도 가맹점주들에게 욕설과 폭력, 금품 상납 요구 등 갑질을 했다는 가맹점주들의 폭로가 나오면서 경영에서 손을 뗐다. 가맹점주들은 이 전 대표가 점주 교육에서 욕설을 하고 따귀를 때리는 등의 행위를 했다고 주장했다.

문제는 이 같은 프랜차이즈 CEO들의 행태로 인해 결국 눈물을 흘리게 되는 가맹점주들이라는 것이다. 본사 경영진의 일탈로 인해 브랜드 이미지가 추락하고 소비자들로부터 외면받게 되면서 생계를 걸고 창업한 점주들은 고스란히 손실을 감내해야 하는 상황이다.

결국 이 같은 일들이 벌어지는 이유는 프랜차이즈 CEO들이 기업을 개인 점포 수준으로 운영할 때와 크게 다르지 않은 수준의 인식에 머물러있기 때문이라는 게 업계 안팎의 시각이다.

조그만 매장에서 시작해 단시간에 성장했지만 자신의 사업과 연결된 많은 가맹점주들이 있다는 것을 잊고 개인의 전유물로 치부하기 때문에 이런 사례들이 빚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커피전문점 프랜차이즈인 커피베이를 운영하는 백진성 대표는 “프랜차이즈의 경우 매장 하나로 시작한 경우가 대부분인 상황에서 사업이 확대될수록 추구하는 목표가 있어야 하는데 확고한 기업이념이 부족하다보니 벌어지는 일 같다”며 “전문적인 경영이념 등을 확립하는 것 등이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프랜차이즈협회 등에서 윤리교육도 진행하고 있지만 본인이 흐트러지면 안 되는 만큼 초심을 잃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기업이 성장할수록 현장의 목소리를 듣는 기회를 자주 만드는 것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업계 관계자는 “경영에 대한 준비 없이 갑자기 사업이 확장되고 단시간에 부를 얻게 되다보니 기업가정신 없이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이들이 많아 이런 일들이 자주 벌어지는 것 같다”며 “프랜차이즈 사업 경영진 스스로가 가맹점주들의 생존과 직결돼있는 위치에 있다는 점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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