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가 어렵다 보니 우유를 기반으로 한 낙농과 유가공 산업의 형편도 그리 좋은 편은 아니다. 출산율 감소로 우유의 주 소비층이 날이 갈수록 감소하는 데다 우유를 대체하는 음료는 점점 더 다양해지고 있다. 여기에 폭염, 혹한 등 이상기온 현상이 잦아지면서 기후에 민감한 젖소의 안정적인 성장을 저해하고 있다.
우유는 완전식품이다. 서양 의학의 선구자로 알려진 히포크라테스의 말이다. 식품에 대한 효과와 기능은 이미 400년 전에 인증받았다는 얘기다.
“국가의 미래를 위한 가장 안전한 투자는 어린이에게 우유를 먹이는 일이다.” 70년 전 영국 총리의 자리에 있었던 윈스턴 처칠도 우유의 효용을 잘 알고 있었다. 우유에 대한 유용성이 의학적으로뿐만 아니라 정치적, 역사적으로도 인정받은 셈이다.
하지만 최근 우유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예전만 못 해 안타깝다. 이런 상황에서 우유에 대한 생각을 바로잡고, 우유가 세계 인류에 미친 영향과 우유를 생산하는 낙농산업의 비전을 모색하는 국제 행사가 대한민국 대전에서 11∼19일 열린다. 세계 52개 주요 낙농국가가 회원국으로 참여하고 있는 국제낙농연맹(IDF·International Dairy Federation) 연차총회다.
이번 행사는 세계 각국의 낙농 분야 지도자와 전문가들이 대거 참여해 낙농산업의 현재와 미래를 모색하고 교류하는 학술 콘퍼런스와 축제의 자리로 ‘낙농 분야 올림픽’으로 불린다. 참석 인원 2000여 명 중 대부분은 각국의 낙농 지도자이거나 세계 낙농 기업 최고경영자(CEO)로 자국은 물론 세계의 낙농산업에 영향력이 큰 인사들이다.
IDF 창립 108년 만에 한국에서 처음 개최되는 이번 행사의 주제는 ‘다음 세대를 위한 낙농’이다. 이는 세계 낙농업계가 공동 협력해 미래 세대를 위한 소명과 책임을 다하고, 인류의 식생활 개선에 기여하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번 행사를 통해 우리는 대한민국 낙농산업의 위상을 높이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한국 낙농의 위상 제고는 곧 국내의 유가공식품 브랜드 가치 상승으로 이어지고 이는 대한민국 낙농산업이 세계에서 인정받는 것을 의미한다.
유제품 수출 시장의 확대도 꾀할 수 있다. 수출 확대는 경제 성장뿐만 아니라 고용 창출로도 이어진다. 산업 경쟁력 강화, 소비자 신뢰 향상 등과 같은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우리 낙농산업은 이번 IDF 연차총회를 계기로 반세기 만에 이뤄낸 고도성장의 성과를 되돌아보고 한 단계 높이 도약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국제행사를 통해 우리 낙농의 성장된 모습과 저력을 세계에 알리고, 한국 낙농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것은 낙농 관계자뿐만 아니라 국민 모두가 관심을 가져야 할 사안이다. 우리의 낙농산업이 지나온 100년 못지않은 새로운 100년을 준비하는 의미 있는 행사가 되기를 기원한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