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산업硏 2012년이후 시장분석
“다세대 주택 물량이 더 많아… 박원순 시장 이후 아파트 품귀”
주택 공급량이 충분하다는 정부 설명과 달리 최근 집값이 크게 오른 이유는 주택 중에서도 아파트 공급이 유독 적었기 때문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취임한 이후 재개발 재건축 등 주택 정비사업이 잇달아 해제되면서 ‘서울 아파트 품귀’ 현상을 불러왔다는 것이다.
주택산업연구원(주산연)은 18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한국주택협회, 대한주택건설협회와 함께 ‘주택시장 현황 분석’ 세미나를 열고 이같이 분석했다.
주산연에 따르면 2012년 이후 6년 평균으로 볼 때 서울에 새로 필요한 아파트는 매년 4만 채 정도였다. 이는 국토교통부가 내놓은 연간 서울 신규주택 수요전망(5만5000채)의 70% 수준이다. 하지만 이 기간에 실제로 공급된 서울 아파트는 연평균 3만1000채에 그쳤다. 매년 9000채가 부족했다는 뜻이다. 연구를 총괄한 김태섭 주산연 주택산업진흥실장은 “최근 6년 동안 서울에 5만4000채의 아파트가 부족했다”며 “공급 부족이 누적된 만큼 앞으로 아파트 공급을 늘리지 않으면 중장기적인 수급 불안이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울에 신규 주택 자체가 부족한 것은 아니다. 2012년 이후 연평균 7만 채 안팎의 새 집이 공급됐다. 하지만 다세대주택 등 비(非)아파트가 평균 4만4000채에 이른다. 이는 2005∼2011년 서울에 공급된 연평균 다세대주택 공급물량(1만6000채)과 비교하면 크게 늘어난 수치다. 주산연은 2013년 이후 5년 동안 서울 내 354곳의 정비사업이 해제되면서 아파트 대신 다세대주택 공급이 급증한 것으로 보고 있다. 김 실장은 “최근 서울 집값 문제는 몇 년간 누적된 아파트 공급 부족에 임대사업 활성화에 따른 ‘매물 잠김’과 외지인의 서울 아파트 선호 등이 복합적으로 겹친 현상”이라고 했다.
한편 주산연이 전국 47개 지역의 주택 수급을 분석한 결과 서울 대구 인천 등 13곳은 공급부족, 부산 울산 경기 등 30곳은 공급과잉 상태였다. 특히 울산 경남 충남 등은 주택시장 경기가 부진한 가운데 아파트가 과잉 공급되고 있어 대출, 세제 등의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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