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00억 주고도… 한국GM에 뒤통수 맞은 産銀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0월 20일 03시 00분


GM ‘R&D법인 분리’ 의결 강행… 2대주주 産銀 주총 참석도 못해
노조 “생산부문 철수 수순” 반발

한국GM이 2대 주주인 KDB산업은행의 참석을 배제한 채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연구개발(R&D) 법인 신설을 의결했다. R&D 법인을 반대해 온 한국GM 노조는 총파업 등을 통해 법인 설립을 저지하기로 했고 산은도 주총 결정에 하자가 있다며 법적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한국GM은 19일 인천 부평구 한국GM 본사에서 열린 주총에서 R&D 신설법인 ‘GM 테크니컬센터 코리아’ 설립 안건을 통과시켰다. 한국GM 관계자는 “향후 법인 등기 등 후속 절차를 완료하고 신차 개발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GM 테크니컬센터 코리아는 부평 본사에 있는 디자인센터와 기술연구소, 파워트레인 부서를 묶어 만든 별도의 R&D 법인이다. GM은 신설 법인이 미국 본사의 글로벌 제품 개발을 담당하도록 해 한국GM의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하고 있다.

R&D 법인 신설이 한국에서 생산부문을 철수하기 위한 수순이라며 강력히 반발해 온 한국GM 노조는 신설 법인으로의 인사 이동을 거부하고 총파업으로 저지하겠다는 입장이다. 노조 측은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쟁의조정 중단 결정이 나오는 다음 주 파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산은도 추후 주총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이나 본안 소송을 내 법인 분리 작업을 지연시키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5월 한국GM 정상화에 8000억 원의 국고를 투입했음에도 GM 측이 산은과 충분한 협의 없이 법인 설립을 강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산은 관계자는 “우리 직원들이 주총에 들어가지 못해 비토권(거부권)을 행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업계 일각에선 “한국GM이 법인 분할은 산은이 비토권을 행사할 수 있는 특별 결의사항이 아니라고 주장한다”며 “경영 정상화 합의 당시 이를 명확히 하지 않아 우리 정부와 산은이 놀아난 꼴”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배석준 기자 eulius@donga.com
#한국gm#산업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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