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 철수? 노조 주장 일축…産銀 “노조, 파업 의존 말아야”

  • 뉴스1
  • 입력 2018년 10월 22일 17시 25분


이동걸 회장 “노조 파업 의존보단 생산적으로 임해야” 지적
한국지엠 “경영정상화 계획 유효…산은과 긴밀히 협의할 것”

지난 15일 인천 부평구에 위치한 한국지엠 부평공장의 모습. 2018.10.15/뉴스1 © News1
지난 15일 인천 부평구에 위치한 한국지엠 부평공장의 모습. 2018.10.15/뉴스1 © News1
한국지엠(GM)의 연구·개발(R&D) 법인 분리 결정을 놓고 노조가 파업카드를 꺼내들었으나 뒷심이 빠지는 모습이다. 한국지엠의 2대 주주인 산업은행이 경쟁력 강화를 위한 R&D 법인 분리에는 원론적으로 동의한다는 뜻을 내비쳤기 때문이다.

더욱이 노조가 ‘한국 철수 프레임’을 들고 나온 이면에는 법인분리 후 생산직 노조의 세력약화 우려가 자리 잡고 있다는 점에서 ‘기득권 지키기’라는 의견도 나온다.

한국지엠에 공적자금 투입을 결정한 산업은행의 이동걸 회장이 이례적으로 “파업에만 의존하지 말고 생산적으로 임해줘야 한다”고 지적한 것도 노조의 이같은 행보에 대한 불만으로 해석된다. 한국지엠 역시 이번 법인 분리는 경쟁력 강화 차원으로 한국 철수와는 상관없는 일이라고 선을 긋고 있다.

최종 한국지엠 부사장은 22일 서울 중구 IBK기업은행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 자격으로 나와 법인 분할이 미국 제너럴모터스(GM) 본사의 한국시장 철수와 연관이 없다는 뜻을 수차례 밝혔다.

한국지엠은 법인 분리를 위한 논의 과정에서 산업은행과도 충분한 협의를 했다고 주장했다. 최 부사장은 “지난 7월 R&D 법인 분리 계획을 발표한 이후 4번에 걸쳐 이사회를 개최하며 관련 정보를 공유했다. 절차에 필요한 모든 자료가 산업은행과 공유됐다고 생각한다”며 “추가적인 자료에 대해서는 긴밀한 협의 속에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한국지엠은 R&D 법인 분리 결정에 따라 GM 본사의 차세대 중형급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개발 업무에 주력하겠다는 계획이다.

산업은행도 이날 국정감사에서 R&D 법인분리를 원론적으로 반대하지 않는다는 것을 재차 강조했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법인 분리를 원론적으로 무조건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법인분할은 회사의 이익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산업은행은 법인 분리 자체를 한국 시장 철수 프레임으로 보는 노조와 달리 회사의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된다는 구체적인 증거가 있다면 받아들일 수 있다는 입장을 앞서 밝힌 바 있다.

R&D 법인을 통한 한국지엠의 경쟁력 제고를 증명할 수 있는 사업계획서를 GM 측이 가져오면 이를 토대로 협의를 하겠다는 것이다.

주주총회 개최금지 가처분 신청 등은 이해관계자에 대한 충분한 설명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했다는 판단에 따라 절차적인 문제를 제기한 것이라는 입장도 재확인했다.

이 회장은 법인 분리가 한국시장에서 철수하기 위한 것이라고 단정하는 데 동의할 수 없다면서 노조를 향해 회사 정상화에 매진하라는 당부도 건넸다.

이 회장은 “법인 분할에 대해 좋다, 나쁘다 예단을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외국의 경우에도 R&D 법인을 분할하고 경쟁력을 강화한 많은 사례가 있다”며 “법인이 3개, 10개, 100개로 분할되더라도 기존의 경영정상화 기본계약이 유지된다면 향후 10년간 설비 투자 및 생산 계획이 집행된다. 이 기간 동안 자동차산업 경쟁력 회복도 중요하다. 노조도 파업에만 의지할 게 아니라 생산적으로 임해줘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어 “노조가 10년 뒤 반드시 GM이 철수를 할 것이라는 결론은 어떻게 냈는지 알 수가 없다”며 “앞으로 국내 자동차 산업이 계속 유지되기 위해서는 기업의 노력이 따라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노조도 기업의 회사정상화에 매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는 한국지엠 노조의 쟁의조정 신청에 ‘행정지도’ 결정을 내리면서 파업에는 일단 제동이 걸렸다. 중노위는 해당 건에 관해 노사 간 단체교섭을 진행할 것을 권고했다. 이와 관련 노조는 중앙쟁의대책위원회를 열고 향후 파업 일정 등을 논의하기로 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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