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7년만에 최대 영업이익… ‘뼈깎는 구조조정’ 통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0월 24일 03시 00분


위기 대비한 과감한 경영 효과

포스코가 2011년 이후 역대 최고 분기 실적을 기록했다. 국내 경제위기설이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서 돋보이는 호실적이다. 위기에 대비해 미리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때마침 글로벌 철강시장 상황도 포스코에 유리하게 변화한 것이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23일 포스코가 발표한 3분기(7∼9월) 실적에 따르면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1% 늘어난 16조4107억 원, 영업이익은 36.0% 늘어난 1조5311억 원이다. 당기순이익도 16.7% 늘어 1조577억 원을 냈다.

이번 실적은 2011년 2분기(4∼6월)에 영업이익 1조7456억 원을 기록한 이후 분기 최대 영업이익이다. 포스코는 5개 분기 연속 ‘영업이익 1조 원’을 기록했다. 포스코 창사 이래 역대 최대 분기 영업이익은 2008년 2분기에 기록한 2조1420억 원이다.

포스코는 세계 철강산업이 초호황기이던 2008년 연간 영업이익 7조1739억 원, 영업이익률 17.20%를 기록하며 정점을 찍은 뒤 미국 리먼브러더스 사태(세계 금융위기)를 겪으며 급락했다. 2015년에는 연간 영업이익이 2조 원대(2조4100억 원)로 추락했다. 17%를 상회하던 영업이익률도 4%대로 떨어졌다. 최악의 경영위기였다.

포스코는 과감한 구조조정에 나섰다. 재무 구조를 바꾸기 위한 프로젝트를 시작했고 ‘선택과 집중’을 통해 비(非)핵심 철강사업은 매각했다. 비슷한 사업 부문은 합병해 효율성을 높였고 수익이 낮거나 부실한 사업은 정리했다.

스테인리스특수강을 생산하던 포스코특수강도 당시 실적은 좋았지만 장기적으로는 경쟁력이 낮다고 판단해 과감히 매각했다. 포스코LED, 포뉴텍이 매각된 것도 이때다. 철강 가공과 유통을 담당하던 계열사 포스코P&S, 포스코AST 등은 포스코대우로 합병해 경쟁력을 높였다. 포스하이알과 중국 목단강제지 등 국내외 부실 사업은 매각했다. 당시 장기간 교착상태에 빠졌던 강원 인제 오토파크 사업권도 매각했다.

이를 통해 포스코 그룹은 국내 계열사를 71개에서 38개로, 해외 계열사는 181개에서 124개로 줄였다. 포스코는 4년간 7조 원 규모의 재무 개선 효과를 거두고 매년 4000억 원가량의 잠재적 손실을 차단한 것으로 자체 분석했다. 철강업계에서는 권오준 전 회장이 위기 시절에 단행한 구조조정이 빛을 발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올해 6월 국제신용평가기관 무디스는 포스코의 장기 신용등급을 Baa2에서 Baa1으로 올렸다.

최근 수요가 회복된 세계 철강시장과 중국의 감산 조치도 한몫했다. 중국은 2016년경부터 자국산 철강을 매우 싼 가격에 세계 시장에 풀어 혼란을 초래했다. 중국산 철강이 너무 많아진 탓에 중국 철강업체들조차 서로 치열한 경쟁을 벌이며 실적이 악화됐다. 이후 중국은 정부 차원에서 생산량을 줄이고 중소 철강사를 통폐합하는 등 구조조정을 시작했다.

7월 취임한 최정우 포스코 회장은 ‘취임 100일’을 계기로 내달 5일 내부 개혁과제 설명회를 연다. 당초 기자간담회 형식의 공개 행사를 여는 방안도 고려했지만 고심 끝에 그룹 계열사 주요 임원들만 모이는 비공개 전략회의 형식으로 바꾼 것으로 전해졌다. 최 회장이 제시할 개혁과제는 이후 외부에 공개할 예정이다. 여기에는 인력 재배치 등도 함께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는 “철강 수요가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재무건전성 확보, 원가 절감,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를 확대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은택 기자nabi@donga.com
#포스코 7년만 최대 영업이익#구조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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