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지펀드, 亞기업 공격 늘어… 한국도 안심 못해”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0월 29일 03시 00분


한경硏 “펀드 수 5년새 2배로 경영개입도 6년간 10배 증가
국내기업들 경영방어 대비해야”

글로벌 행동주의 헤지펀드의 적대적 경영 개입이 최근 크게 늘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미국이나 유럽 기업에 국한하지 않고 아시아 기업으로도 공격 범위를 넓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한국경제연구원이 행동주의 헤지펀드 관련 데이터 조사업체인 ‘액티비스트 인사이트’의 연간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주주행동주의를 적극적으로 펼치는 글로벌 헤지펀드가 2013년 상반기 275개에서 올해 상반기 524개로 약 90% 급증했다. 행동주의 펀드가 공개적으로 경영에 개입했던 기업도 2013년 570개에서 지난해 805개로 41% 늘었다.

특히 아시아 기업을 대상으로 한 경영 개입 횟수가 2011년 10회에서 지난해 106회로 현저히 늘었다. 한경연은 “아직까지는 일본 및 중국 기업 위주로 공격하고 있지만, 엘리엇의 2015년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개입, 올해 현대차그룹 구조개편 개입 등 최근 사례를 보면 우리나라도 안심할 수 없다”고 밝혔다.

행동주의 펀드와의 위임장 대결로 초래되는 비용은 기업들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 액티비스트 인사이트에 따르면 2015∼2017년 시가총액 100억 달러(약 11조4000억 원) 이상의 기업이 행동주의 펀드와 위임장 대결을 벌인 경우, 펀드 측은 평균 700만 달러를 썼지만 기업은 2배인 1400만 달러를 지출했다. 지난해 글로벌 기업 P&G는 행동주의 펀드 트라이언 파트너스와의 위임장 대결에 1억 달러 넘게 썼지만 트라이언 파트너스가 들인 비용은 2500만 달러에 그쳤다.

한경연은 “글로벌 행동주의 헤지펀드의 세력이 거세지고 있는데 집중투표제, 감사위원 분리선출 등을 담은 상법개정안이 여전히 국회에 계류 중”이라며 “우리나라도 차등의결권, 포이즌필 등 경영권 방어 수단 도입을 본격적으로 논의할 시기”라고 강조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헤지펀드#아시아기업 공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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