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지수가 29일 22개월여 만에 2000선 아래로 떨어진 가운데 전문가들은 향후 국내 증시 전망과 관련해 올해 하반기는 물론 내년 상반기까지도 예측하기 힘들다는 의견을 다수 내놨다.
미중 간 무역갈등 고조, 한미 간 금리 격차,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등 대외 악재로 인해 국내 증시 불안이 올해 하반기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고 내년도에도 낙관할 수 없다는 것이 이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이날 외국인 투자자들 중심으로 개인 투자자들의 매도 러시가 이어진 것에 대해 “개인 투자자들의 매도 러시는 정책적 실기를 계속 해왔기 때문”이라며 “금리라도 올려놨으면 이럴 떄 금리를 낮출 수 있지만 그렇지도 못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실타래가 꼬여있는데 마땅히 풀만한 대책을 찾을 수 없다는 것이 현 상황”이라며 “뭔가 불안한 데 불안의 실체가 없다는 것이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와함께 “국내 증시가 불안한 이유 중 하나로 수급이 취약하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며 “중국 때문에 수급이 취약하다고 볼 수 있지만 불안의 실체가 없는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또 “국내 증시가 불안한 이유에 대해 중국탓, 정부탓을 하는 이들이 있는데 구체적으로 뭐가 문제인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며 “증시가 불안한 것에 대해 합의가 되지 않아 반전의 계기가 나오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양기인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국내 증시가 공포에 빠져있는 것은 경험해보지 못한 길을 가고 있어서”라며 “G2 갈등이 언제 끝날 지 어떤 방향으로 실물경기에 영향을 미칠 지 예측하기 어렵다는 뜻”이라고 밝혔다.
이어 “과거와는 다른 길을 가고 있는 것이 맞다”며 “패시브(인덱스) 펀드의 거래량 비중이 높아졌고 해지펀드들이 많이 생겼다. 이런 상품을 매매하는 스타일은 방향성을 보는데 최근 사이즈도 커져서 바닥 예측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부연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자본시장 안정화를 위해 5000억원 이상 규모의 자금을 조성한다는 대책을 내놓은 것과 관련해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증시 안정화를 위한 다양한 방안이 추진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시장을 신뢰해야 한다. 시장에 맡겨주는 것이 중요하다”며 “세제 혜택을 주는 것이 더 중요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자금이 오게 하려면 세금을 낮춰주면 된다”며 “거래세를 줄여준다든가 월급쟁이의 공제 혜택을 많이 해주면 자금이 빠져나가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양기인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어떤 정책을 추진한다는 것은 위기 의식을 느끼고 있다는 점에서 나쁘지 않다고 본다”면서도 “총체적으로 이뤄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시장의 내적인 문제라도 진정되려면 숏할 때 코스피 200종목이나 코스닥 150 종목으로 제한을 해두면 좋을 것”이라며 “그런 제한을 두면 낙폭은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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