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코스피 지수 2000선이 붕괴됐다. 증시가 급락세를 보이자 금융위원회는 5000억 원 이상의 증시 안정화 기금을 마련해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부가 주식시장에 개입해서는 안 된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홍익대학교 경제학과 전성인 교수는이날 CBS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와 인터뷰에서 금융위원회의 발표에 대해 “아직 정확한 답변을 드리기에는 좀 이른 것 같지만 제 느낌에는 이게 만약에 과거에 있었던 증안기금, 소위 증권시장 안정기금과 같이 주가를 직접 떠받들기 위한 것이라면 효과도 없을 것이고, 바람직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 교수는 “효과 관련해서 소위 거친 표현이지만 약발을 받는다면, 오늘(29일) 주식시장은 김용범 부위원장의 회의 소집만으로도 평온했어야 한다”며 “그런데 보란 듯이 2000선이 무너졌기 때문에 이건 뭐 부질없는, 효과와 관련해서는 그런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주식시장은 그것이 현물시장이건, 선물시장이건 여러 가지 다양한 생각들을 가진 사람들이 돈을 걸고 참가해서 자기 생각이 맞는지를 검증받는 거다. 예를 들어서 올라갈 거라고 생각해서 콜옵션 산 사람도 있을 것이고, 떨어진다고 생각해서 풋옵션 산 사람도 있을 것”이라며 “그런데 여기에 정부가 들어가서 주가에 특정한 방향으로 인위적으로 영향을 미친다면 이건 특정 계층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한 정책이 되겠고, 그런 의미에서 불공정하고 시장도 튼튼해지지 못한다, 이렇게 생각이 된다”고 밝혔다.
최근 주가가 하락세를 보이는 것과 관련해선 “우선 초단기적인 요인으로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 분쟁에 따른 중국 경제의 둔화, 그 영향권 내에 있는 우리 기업의 수익성 저하”라며 “중장기적인 요인으로는 우리 경제의 저성장, 활력 감퇴 이런 것들이 중요하지 않나 이렇게 생각이 된다”고 말했다.
현 경제 상황에 대해선 “저는 안 좋다. 그것도 아주 안 좋다, 저는 개인적으로 이렇게 생각을 한다. 다만 이제 정치적 오남용을 방지하기 위해서 급하게 사족을 붙이자면 이렇게 경제가 안 좋게 된 근본적인 이유는 오래 전에 시작된 고령화 때문”이라며 “그밖에 지난 이명박, 박근혜 정부에서 추진했던 규제완화 및 투기장려 일변도의 정책도 여기에 가세를 했고, 또 문재인 정부 들어와서도 전체를 보지 못하고 좀 미온적이고 부분적인 경제정책, 전체적인 아귀가 맞지 않는 그런 것도 일조를 했다”고 지적했다.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이 실패했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선 “보통 많이들 최저임금 인상이 너무 급속했다, 소득주도성장은 곧 최저임금 성장, 이렇게 도식화해서 이야기를 하는데 정당한 평가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면서도 “상황을 그렇게 좁은 곳으로 몰고 간 데에는 기본적으로 문재인 정부의 탓도 있다. 보다 더 근본적으로 광의의 경제민주화 정책을 좀 더 속도감 있게 밀어붙였어야 되는데, 그것을 못했다는 생각이 좀 든다”고 말했다.
금리를 인상해야 한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선 “저 개인적으로는 금리 안정이 훨씬 더 좋은 정책조합”이라며 “투자자금 유출과 관련해서 투자자의 의사결정은 금리에만 의존하지는 않는다. 환율의 변동성이라든지 국가 간 위험, 소위 ‘컨트리 리스크’라고 하는 여러 가지에 의존을 하기 때문에 단순히 금리를 조금 늘이고 줄인다고 그것이 역전될 것 같지 않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금리를 올려서 부동산을 최후에 좀 화끈하게 잡아보자는 생각은 부동산만 잡는 게 아니라 경제 자체를 잡아버릴 가능성도 있다. 소위 말해서 초가삼간을 다 태우는 그런 우를 범할 수가 있다”며 “따라서 금리인상은 대단히 신중하게 하고 그 대신 금리를 유지할 때의 부작용을 다른 정책 수단을 써서 빨리 없애는 것이 조금 더 좋지 않겠나, 이렇게 생각을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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