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롱패딩을 비롯해 패딩의 인기는 계속될 전망이다. 그런데 이 롱패딩이란 게, 잘못 입으면 참 볼품이 없다. 누군가는 “길거리에 김밥이 걸어다닌다”라고 했다. 그래서 나온 자조적인 표현이 ‘김밥패딩’이다.
아웃도어 업계가 김밥패딩을 벗어나기 위해 팔을 걷어 부치고 나섰다. 그래서 내세운 게 ‘패션’이다. 롱패딩 예쁘게 입기. 올겨울, 아웃도어 업계의 지상과제다.
여성모델을 기용한 화보들은 한결같이 패션을 강조하고 있다. 슬림한 핏의 옷차림, 높은 하이힐에 롱패딩을 매치하거나 드레스 위에 걸친 모습이다. 기능성을 강조했던 지난해와는 사뭇 달라진 분위기가 감지된다.
컬러에서도 변화가 눈에 띈다. 블랙이 주를 이뤄 무채색의 긴 아우터가 거리를 누볐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내츄럴한 감성을 지닌 어반컬러, 상큼한 파스텔톤 컬러 등의 패딩이 출시됐다. 업계에서는 롱패딩 일색에서 벗어나 무릎 위까지 오는 적당한 기장이나 숏패딩도 인기를 모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유명 연예인들의 스타일링을 맡고 있는 한혜연 스타일리스트는 “겨울옷들이 부해 보인다고 무채색만 고집하기보다는 자신에게 맞는 톤을 찾고, 트렌디한 시즌 컬러를 적절히 활용하기를 추천한다”고 조언했다. 미스트, 네이비 등의 어반컬러는 모던한 느낌을 줄 수 있고, 감성적인 내츄럴 룩을 연출하기에 제격이다.
롱이냐 숏이냐도 중요하다. 롱패딩의 경우 몸에 핏되는 이너웨어를 매치한다면 각선미를 드러내는 동시에 체온을 따뜻하게 보호할 수 있는 스타일링이 가능하다. 숏패딩은 보온성은 롱패딩에 비해 떨어지지만 활동성이 뛰어나다는 것이 장점. 유니크하면서도 귀엽고 경쾌한 느낌을 연출할 수 있다. 엉덩이를 살짝 덮는 기장으로 전체적으로 다리가 길어 보이면서 보디라인을 살릴 수도 있다.
핏 또한 달라지고 있다. 일자로 떨어지는 베이직한 핏은 실용성을 우선으로 한 심플함 때문에 젊은 1020세대에게 인기가 많다. 교복이나 트레이닝복 위에도 가볍게 걸칠 수 있다. 슬림 핏의 경우 허리라인을 잡아주고 사선 퀼팅 등 디자인적인 효과를 통해 패딩을 입었음에도 오히려 슬림하고 날씬하게 보이도록 해준다. 오버사이즈 핏은 최근 유행하는 힙합 느낌의 트렌디한 룩을 연출하기에 제격이다.
아웃도어 브랜드 네파는 컬러, 기능성, 스타일을 모두 업그레이드한 프리미엄 벤치다운 ‘프리미아’를 출시했다. 전형적인 쨍한 화이트컬러에서 고급스럽고 우아한 감성을 가미한 미스트, 식상한 블랙이 아닌 세련되고 시크한 매력을 갖춘 네이비 등 소비자 설문조사를 통해 여성들이 좋아하는 컬러를 선정했다.
프랑스 브랜드 밀레는 신상품 ‘리첼 벤치파카’를 출시하며 모델 한으뜸을 통해 새로운 롱패딩 패션을 제시했다. 리첼 벤치파카의 재킷 내부에 달린 끈을 활용해 롱패딩을 어깨에 툭 걸치는 스트랩룩을 선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