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체들이 피부로 느끼는 경기가 2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미중 무역분쟁이 장기화하며 수출 시장이 좁아진 데다 유가 상승이 겹치며 내수경기에 대한 우려가 커진 것이다. 정부는 “아직 경제위기가 아니다”라고 하지만 기업들의 투자 심리는 빠른 속도로 얼어붙고 있다.
한국은행이 30일 내놓은 ‘2018년 10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및 경제심리지수(ESI)’에 따르면 이달 제조업체 업황 BSI는 지난달보다 2포인트 떨어진 71로 집계됐다. 이는 2016년 10월(71)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제조업 BSI는 6월 이후 계속 내리막길이다. 비제조업체의 업황 BSI는 76으로 전달과 같았다.
BSI는 기업의 체감경기를 보여주는 지표로 기준치(100)를 넘으면 경기를 좋게 보는 기업이 그렇지 않은 기업보다 많은 반면 기준치보다 낮을수록 경기를 나쁘게 보는 기업이 많다는 의미다. 이번 조사는 전국 3696개 업체를 대상으로 이달 12∼19일 진행됐다.
제조업체의 체감경기가 얼어붙은 것은 미중 무역분쟁과 유가 상승 여파로 수출과 내수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면서 경제 전반에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실제 한은 조사 결과 제조업체의 23.5%는 가장 큰 경영애로 사항으로 내수 부진을 꼽았다. 이어 불확실한 경제상황(13.0%), 인력난과 인건비 상승(10.8%), 수출 부진(10.5%) 등을 들었다. 업종별로는 국제 유가 상승의 여파로 화학물질 제품을 만드는 기업의 BSI가 73으로 전달보다 17포인트 하락했다. 세계 시장에서 스마트폰 판매량이 줄면서 전자영상통신장비업체의 체감경기도 악화됐다.
기업과 소비자를 포함한 전체 민간 부문이 경제를 어떻게 보는지 나타내는 ESI는 10월 기준 92.6으로 전달보다 4.4포인트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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