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사상 첫 영업이익 1조 달성 유력
엔지니어링, 불황 속 누적수주 10조 달성 가능성 ↑
삼성그룹의 건설 계열사인 삼성물산과 삼성엔지니어링이 동반 실적개선으로 눈에 띄는 약진을 보이면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삼성그룹의 지주사 격인 삼성물산이 올해 사상 처음으로 영업이익 ‘1조 클럽’ 가입이 유력시 되고 있다.
삼성물산은 올해 3분기 실적(연결기준)을 잠정 집계한 결과 274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0% 늘어난 것으로, 증권사들의 전망(약 2600억원)도 넘어섰다.
삼성물산이 올 3분기까지 거둬들인 누적 영업이익(1~9월)은 8610억원에 달해 이미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8813억원)에 근접했다. 올해 삼성물산의 분기당 평균 영업이익이 2870억원 가량임을 감안하면, 4분기 실적이 더해질 경우 ‘영업이익 1조원 클럽’ 가입이 무난할 전망이다. 영업이익 1조원 달성은 삼성물산 창사 이래 처음이다.
삼성물산의 실적 호황은 전체 영업이익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건설부문이 주도하고 있다. 3분기 건설부문 영업이익은 2040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960억원) 대비 무려 113% 증가했다. 영업이익률(매출액 대비 영업이익 비중)도 전년 (2.9%)의 2배 이상인 7.2%에 달했다.
건설부문은 국내외에서 양질의 건설공사 수주에 공을 들인 결과 수익성이 개선되면서 이익이 크게 늘었다. 올해 초 건설부문장에 취임한 이영호 사장의 수익성 중심의 내실 경영도 빛을 내고 있다는 평가다.
삼성그룹의 또 다른 건설 계열사인 삼성엔지니어링의 최근 활약도 돋보인다.
삼성엔지니어링은 3분기 845억원의 영업이익과 553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해 각각 전년 대비 45.8%, 686.9%의 기록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영업이익의 경우 시장 전망을 2배 뛰어넘은 깜짝실적이다.
주목할 만한 것은 안정적인 수주실적이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주택사업이 없고 플랜트 사업 위주여서 주택사업 호황 속에서도 소외돼 왔다. 하지만 최근 유가 회복에 힘입어 양질의 공사를 잇따라 따내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
삼성엔지니어링은 3분기까지 7조3000억원의 누적 수주를 기록했다. 올 들어 UAE, 베트남 등 중동과 동남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해외 프로젝트 수주가 이어지면서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 지난달 태국에서 1조2000억원 규모의 대형 정유플랜트 수주에 성공하면서 누적 수주액은 8조5000억원으로 뛰어올랐다. 이미 지난해 전체 수주액(8조5000억원)을 달성한 셈이다.
업계에서는 올해 추가 수주까지 감안하면 10조원 달성도 가능하다는 전망들이 나오고 있다. 삼성엔지니어링의 수주액 10조원 돌파는 2012년(13조원) 이후 6년 만이다.
삼성엔지니어링은 2015년 해외 부실 여파로 자본잠식에 빠져 위기에 몰리기도 했으나, 뼈를 깎는 회생 노력과 수익성 위주의 선별 수주로 단기간에 위기를 극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수주 공사의 매출이 내년부터 본격화되면서 외형회복과 실적개선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삼성가(家)의 두 건설사 실적이 견고한 개선 흐름을 보이자 일각에선 합병설이 다시 언급되고 있다. 실적 턴어라운드 시기에는 주가 상승폭이 큰 편이라 이 때에 합병을 추진하는게 유리하기 때문이다. 지속된 구조조정을 통해 두 회사의 무게가 한층 가벼워진 것도 이유다. 두 건설사의 합병설은 수년 전 부터 건설업계의 단골 화제로 회자돼 왔다.
올해 초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삼성엔지니어링 사옥으로 이전한데다, 삼성물산 내부에 건설 계열사 업무 기획 등을 총괄하는 ‘EPC 경쟁력강화 태스크포스(TF)’가 신설되고 삼성엔지니어링 경영지원총괄이던 김명수 부사장이 팀장을 맡으면서 합병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 아니냐는 얘기들이 나왔다.
하지만 삼성 내부에서는 두 계열사의 합병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전반적인 회사 여건과 합병 시너지 등을 고려했을 때 현재로서는 굳이 합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한 관계자는 “외부에서는 합병 얘기가 꾸준히 나오지만 정작 내부에서는 관련된 움직임이 전혀 없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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