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B금융 “이익 20%, 해외서 낼것”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1월 6일 03시 00분


김한 JB금융지주 회장

지난달 30일 서울 여의도 JB빌딩에서 만난 김한 JB금융지주 회장은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수도권과 해외 시장에서 본격적으로 성과가 나오고 있다”며 이를 지역 경기를 활성화하는 데 쓰겠다고 강조했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지난달 30일 서울 여의도 JB빌딩에서 만난 김한 JB금융지주 회장은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수도권과 해외 시장에서 본격적으로 성과가 나오고 있다”며 이를 지역 경기를 활성화하는 데 쓰겠다고 강조했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2020년까지 JB금융그룹 이익의 50%를 수도권에서, 20%를 해외에서 올릴 계획입니다. 호남 기반을 넘어 글로벌 시장까지 잡는 금융사가 될 겁니다.”

요즘 금융권에선 ‘JB금융의 분위기가 제일 좋다’는 말이 돈다. 광주전라 지역을 기반으로 성장한 지방은행의 틀을 깨고 ‘디지털 금융’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내고 있을 뿐만 아니라 실적도 좋기 때문이다. 지난달 30일 서울 여의도 JB빌딩에서 만난 김한 JB금융지주 회장(64)은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아직 갈 길이 멀다”고 했다.

○ JB금융, 올해 사상 최대 실적

JB금융은 올해 3분기 누적(1∼9월)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23.5% 늘어난 2110억 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2013년 지주사 출범 이후 최대 실적이자 올해 연간 목표치(2083억 원)를 뛰어넘은 성과다. 라이벌로 꼽히는 DGB금융과 BNK금융은 순이익이 같은 기간 각각 2.6%, 10.9% 증가하는 데 그쳤다.

김 회장은 “시중은행이 많이 다루지 않는 중금리 대출 상품을 강화해 수도권 영업 기반을 넓힌 게 효과가 있었다”고 강조했다. 계열사인 전북, 광주은행은 현재 서울 등 수도권에 각각 16곳, 31곳의 지점을 뒀다. 그는 “이미 전북은행은 수도권과 비(非)수도권의 수익 비중이 5 대 5다. 광주은행은 3 대 7인데 수도권 비중을 절반까지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JB금융은 2014년 광주은행 인수 이후 진행했던 ‘완전 자회사 편입’도 지난달 무사히 마쳤다. 김 회장은 “인수 이후 광주은행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이 1%포인트가량 오르고 부채비율도 떨어지는 등 모든 지표가 좋아졌다. 내년에 본격적인 시너지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JB금융 안팎에서는 이 같은 성과가 나기까지 김 회장의 역할이 컸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 회장은 2010년 자산 7조5000억 원 규모의 전북은행 행장으로 취임한 뒤 광주은행, 우리캐피탈, 캄보디아 프놈펜상업은행 등을 잇달아 인수하며 몸집을 키웠다. 9월 말 현재 JB금융의 자산은 47조2000억 원으로 2010년보다 6배 이상으로 늘어났다. 겸직했던 전북, 광주은행장 자리를 후배들에게 잇달아 물려준 것도 ‘파격’으로 통한다. 김 회장은 “회사가 이렇게 성장한 것은 행장과 임직원들을 믿고 맡긴 덕분”이라고 했다.

○ “수도권·해외서 돈 벌어 호남에 기여할 것”

JB금융은 ‘디지털 금융’을 이끄는 숨은 강자로 통한다.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도 JB금융의 전산 시스템을 도입했을 정도다. 최근 여러 회사의 금융 서비스를 한곳에서 쓸 수 있는 ‘오픈뱅킹 플랫폼’도 선보였다. 자영업자의 일별 매출에 따라 금리 혜택을 주는 서비스도 개발하고 있다. 그는 “디지털 금융은 아무도 가보지 않은 길이지만 누구나 가야 하는 길”이라며 “다만 이 때문에 발생할 ‘금융 사각지대’에 대한 고민도 함께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향후 경영 포부를 밝힐 때와 달리 JB금융의 성장 기반이 됐던 지역 이야기를 꺼내자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조선, 자동차산업의 침체로 군산 등 호남 지역에서 경영난에 빠진 기업이 늘었기 때문이다. 김 회장은 “우리가 거래하는 자동차 2, 3차 부품업체가 망하면 1차 벤더뿐만 아니라 결국 현대자동차까지 어려워진다”며 “직원들에게 10년 이상 거래한 업체들은 어떻게든 살리라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JB금융의 기반이자 뿌리인 지방은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사정이 더 어려워지고 있다”며 “수도권과 해외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수익을 확대해 지역경제의 활력을 일으키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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