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story&]국민과 희로애락 함께 한 대한민국 공항의 맏형, 김포공항의 새로운 시작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1월 6일 03시 00분


리모델링 후의 김포공항의 야경.
리모델링 후의 김포공항의 야경.
대한민국의 크고 작은 역사의 현장에서 함께한 김포국제공항이 개항 60주년을 맞아 리모델링과 함께 새로운 미래를 그리며 서울을 대표하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군비행장에서 민간공항으로 이용되기까지, 또 국제공항에서 국내 전용공항으로, 그리고 다시 국제공항의 위상을 되찾은 현재까지 끊임없이 변화와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History Past of Gimpo Airport

1969년 김포공항 전경.
1969년 김포공항 전경.
김포공항은 1939년 일본이 군비행장으로 사용하기 위해 준공됐으며, 광복 이후 1957년까지는 미 공군이 사용했다. 1958년 대통령령에 의해 당시 여의도 공항의 기능을 김포국제공항으로 이전하면서 1539㎡의 청사를 신축하고, 시설 확충 및 기능을 확대시켜 1960년 2월 종합청사 개관식과 함께 지금의 역사가 시작되었다.

1959년 9월 8일 김포공항 건축 현장을 시찰하는 이승만 대통령 내외. 동아일보 자료사진
1959년 9월 8일 김포공항 건축 현장을 시찰하는 이승만 대통령 내외. 동아일보 자료사진
지금으로부터 30년 전, 한국 근현대사의 물줄기를 바꾼 ‘88 서울 올림픽’이 성공적으로 개최됐을 때 그 중심에 있던 것도 바로 김포공항이었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관문공항으로 전 세계 선수들과 여행객, 귀빈들이 모두 이곳을 통과했기 때문이다.

1984년 5월 3일 내한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트랩을 내려서자마자 땅에 엎드려 한국에 대한 사랑과 평화를 기도했다. 동아일보 자료사진
1984년 5월 3일 내한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트랩을 내려서자마자 땅에 엎드려 한국에 대한 사랑과 평화를 기도했다. 동아일보 자료사진
이후 90년대에 들어서면서 공항 이용률은 월등히 증가했는데 주말이면 제주도로 신혼여행을 떠나는 신혼부부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국제공항협회에 따르면 1995년 한 해 동안 김포공항의 여객 증가율이 세계에서 가장 높게 나타나기도 했다. 이 시기는 한국이 국제무대의 중심지로 발돋움하면서 우리나라를 찾거나 경유하는 외국인들이 증가하면서 여객 운송 수 세계 11위 국제공항으로 뛰어오른 것이다.
1988년 6월 김포공항. 88서울올림픽 참가국들의 국기가 게양돼 있다. 동아일보 자료사진
1988년 6월 김포공항. 88서울올림픽 참가국들의 국기가 게양돼 있다. 동아일보 자료사진
2000년 8월, 이산가족 상봉의 현장에도 김포공항이 함께했다. 북측 이산가족 방문단이 북한 민항기를 타고 김포공항을 통해 서울을 방문했으며, 우리 측 방문단 또한 김포공항에서 평양으로 가족을 만나기 위해 날아갔다. 평양에서 1시간 만에 도착한 북한 방문단을 향해 공항 안에 있던 모든 이들이 환호하며 박수를 쳤다.
2000년 8월 15일 김포공항에 착륙한 북한의 고려항공 여객기. 동아일보 자료사진
2000년 8월 15일 김포공항에 착륙한 북한의 고려항공 여객기. 동아일보 자료사진


Now of Gimpo Airport

리모델링 후의 국내선 시설과 탑승장의 모습(위). 국내선 1층도 실내를 쾌적하게 꾸몄다.
리모델링 후의 국내선 시설과 탑승장의 모습(위). 국내선 1층도 실내를 쾌적하게 꾸몄다.
2000년대에 들어서 김포공항은 서울도심공항이자 한국 중국 일본 대만 4개국의 수도를 잇는 비즈니스 공항으로 재도약했다. 5개 국제노선 및 8개 국내노선을 운항하며 지난해에만 2500만 명의 여객을 처리했다. 2010년부터 2016년까지 세계공항서비스평가 6년 연속 1위, 세계항공교통학회(ATRS) 아시아 지역 3회 1위 등 국제적 평가도 잇따랐다.

또한 단순히 비행기를 타는 장소가 아닌 공항 이용객과 시민 모두가 쇼핑과 문화, 휴식을 즐기는 복합문화공간으로 변신했다. 2011년에 6개의 테마 공원과 함께 지하 5층, 지상 9층 규모의 라이프스타일 쇼핑몰, 백화점, 마트, 호텔, 영화관 등 각종 편의시설이 조성된 ‘스카이파크’가 문을 열었다.

그리고 2018년 현재, 김포공항은 10년에 걸친 리모델링을 끝마치고 더욱 안전하고 편리하며 친환경적이면서도 스마트한 공항으로 다시 태어났다. 특히 공항을 정상 운영하면서 유례없는 대규모 리모델링 공사를 진행한 면에서 그 의미가 크다. 다양한 편의시설과 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해 이용객의 불편은 최소화하고 이동시간을 줄였으며, 터미널 연면적을 7만7838㎡에서 8만8443㎡로 확장해 이용객들은 좀 더 쾌적한 공간에서 편하게 머물 수 있게 됐다. 이를 통해 연간 여객 수용능력 또한 3145만 명에서 3527만 명으로 382만 명 늘어났다.

무인 자동화 시스템인 ‘셀프 백드롭 시스템’과 ‘셀프 체크인 시스템’을 구축해 승객 스스로 발권에서 수하물 처리까지 가능해졌으며, 생체인증 신분 확인 시스템을 활용해 신분증 없이도 간편하게 탑승할 수 있다. 또한 교통 약자를 위해 승강기를 기존 10대에서 23대로 증설했으며, 탑승 게이트까지 최대 410m를 걸어서 이동해야 하는 동선에는 무빙워크 13대를 신설해 이동거리를 절반 정도로 줄였다. 장애인 화장실은 8개에서 37개로, 임산부 및 유아휴게실은 2곳에서 7곳으로 확대됐다.

이번 리모델링은 김포공항을 친환경 녹색공항으로 거듭나게 했다. 기존 조명을 고효율 LED로 교체하고 건축자재도 환경마크 및 GR 마크를 받은 제품만 사용했다. 친환경 에너지 생성을 위해 태양광 설비와 지열 냉난방 시스템을 구축했으며, 이를 통해 녹색 건축물 우수등급과 건축물 에너지 효율 2등급을 획득했다.

1층 대합실의 휴식공간인 ‘아뜨리움’은 자연광과 대형 자작나무의 녹음이 어우러진 싱그러운 공간으로 조성됐으며, 4층의 대형 테마 식당가는 전국 유명 맛집들이 모여 있어 맛있는 공항도 즐길 수 있다.

Future of Gimpo Airport


대한민국 항공산업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국립항공박물관, 서울 유일 대중골프장 등 에어시티(항공도시)로 변모할 김포공항의 미래 모습도 기대된다. 내년에 개장하는 김포공항 대중골프장은 10여 년 전부터 항공기 안전과 공항 주변 지역 환경 개선을 위해 추진된 사업이다. 공항 외곽 토지인 소음 완충녹지 32만 평을 활용해 조류서식 환경을 제거해 조류 충돌을 예방하고 지역주민을 위한 체육시설과 함께 건설돼 의미가 깊다.

2020년 개관을 앞두고 있는 국립항공박물관은 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로 건립된다. 주요 항공기를 실제로 전시하는 항공갤러리와 항공역사관, 항공도서관, 항공산업관, 항공안전체험관 등으로 꾸며 국내 항공산업이 걸어온 길과 변화상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도록 전시할 예정이다.

김포공항은 과거에 머무르지 않고 변화하고 발전함으로써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 지금도 쉬지 않고 도약하고 있다.
#김포공항#공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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