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올해 경제성장률 2.9→2.7% 하향…“고용회복도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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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11월 6일 12시 31분


김현욱 KDI 경제전망실장이 지난 5일 정부세종청사 기획재정부 브리핑실에서 2019년 경제전망 브리핑을 하고 있다. KDI는 내년도 국내 경제전망을 금년(2.7%)보다 소폭 낮은 2.6%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2018.11.6/뉴스1
김현욱 KDI 경제전망실장이 지난 5일 정부세종청사 기획재정부 브리핑실에서 2019년 경제전망 브리핑을 하고 있다. KDI는 내년도 국내 경제전망을 금년(2.7%)보다 소폭 낮은 2.6%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2018.11.6/뉴스1
내년 전망 2.6% 불과…2%대 후반서 중반으로 ‘뚝’
“투자부진-내수약화 겹쳐 고용쇼크…수출은 위안”

(세종=뉴스1) 김혜지 기자 = 정부의 경제정책 싱크탱크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을 기존보다 0.2%포인트 낮은 2.7%로 하향 조정했다. 내년 경제성장률은 2%대 중반인 2.6%에 불과할 것으로 봤다.

고용은 내년 1~3월까지도 크게 개선되긴 힘들다며 올해 취업자수 증가폭 전망치는 20만명대 중반에서 7만명으로, 내년은 20만명대 초반에서 10만명대 내외로 낮췄다.

올들어 계속된 투자부진과 내수약화라는 ‘이중고’가 3%대 성장경로와 고용쇼크 회복을 어렵게 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6일 KDI는 ‘2018년 하반기 경제전망’을 발표하면서 이 같은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수정 전망치를 내놨다.

앞서 지난 5월 발표한 상반기 경제전망에서는 올해 성장률을 기존 2.9%로 유지하고 내년 전망치를 2.7%로 제시했다.

이번에 바뀐 전망은 정부가 지난 7월 예상한 올해 성장률 전망치 2.9%보다 암울한 숫자다.

김현욱 KDI 거시경제연구부장은 “수출 성장세가 완만해지는 가운데 투자가 부진한 모습을 보이는 것이 걱정거리이자 성장률을 하향 조정한 가장 큰 요인”이라며 “설비와 건설투자가 성장률을 빠르게 끌어내린 반면 수출이 예상보다 양호해 성장률의 빠른 하락을 지연하는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KDI는 최근 우리 경제가 제조업 성장이 둔화되고 서비스업 개선 추세도 완만해졌다며, 여기에 건설업 부진까지 계속되면서 성장세가 점차 약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설상가상으로 내수 성장세가 둔화되는 모습이다. 최근 투자부진을 만회하던 소비 증가세조차 완만해지고 있는 것이다.

그나마 수출이 반도체를 중심으로 양호한 흐름을 유지하고 있지만 다른 품목은 상황이 좋지 못하다. 이러한 산업별 격차(제조업 부문)에 서비스업 성장세 약화가 겹치면서 고용쇼크가 초래된 측면도 있다.

KDI는 특히 투자부진을 우려했다. 김 부장은 “반도체 외 나머지 산업에서의 투자 계획이 금년 상반기에 조사한 것보다도 상당히 지연되거나 취소되는 부분들이 있었다”며 “전반적인 투자가 2, 3분기를 지나면서 예상보다 빠르게 낮아졌다”고 말했다.

그러나 내년이 돼도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김 부장은 “내년 하반기 투자 관련 숫자가 조금씩 개선되는 모습으로 제시는 하고 있지만 내년에도 금년 하반기의 위축된 투자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는 수준이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내년 설비투자는 반도체 장비 투자의 기저효과가 사라지면서 올해(-1.8%)보다 약간 개선된 1.3%의 증가율을 기록할 전망이다.

건설투자는 주택착공이 희박해진 영향으로 올해 -3.6%에서 내년 -3.4%로 감소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KDI는 예상했다.

민간소비는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정책에도 불구하고 자산가격 하락, 가계부채 상환 부담 등 영향으로 올해 2.8%보다 낮은 2.4%의 증가율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경제의 성장세가 완만하게나마 지속되고 있어 수출과 경상수지는 그나마 나은 모습을 보일 전망이다.

KDI는 내년 수출이 올해(4.2%)보다 다소 낮은 3.7%의 증가율을 기록할 것이며, 경상수지는 올해 674억달러에서 확대된 713억달러 흑자를 기록할 것이라고 봤다.

내년 소비자물가는 유가상승 영향으로 올해와 동일한 1.6%의 상승률을 이어갈 것으로 관측된다.

취업자수 증가 폭은 10만명대 내외로 떨어지겠지만, 실업률은 올해에 이어 3.9%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KDI는 대외리스크요인 중 미중 무역분쟁 등에 따른 세계경제 성장세·교역량 증가세 약화, 반도체로 대표되는 주요 수출품목의 단가 하락 등을 성장률 하방 요인으로 꼽았다.

대내적으로는 시장금리 급등, 자산가격 하락 등을 하방 요인으로, 정부 정책에 따른 소비 개선의 가속화를 상방 요인으로 지목했다.

KDI는 이에 따라 내년도 예산이 확장적으로 편성된 것으로 판단하고, 주요 정책과제 수행을 위한 차질없는 집행과 중장기 재정지출 증가에 대비한 지출 효율화 노력을 당부했다.

재정의 지속가능성도 강조했다. KDI는 “고령화, 산업구조조정, 양극화 등 구조적 문제에 따라 재정소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견되는 상황에서 중장기 재정운용 원칙을 확립해 달라”고 촉구했다.

통화정책은 경기둔화나 고용부진으로 인해 물가가 빠르게 오르기 어려운 점을 감안, 현재 수준의 완화적인 기조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최근 수도권 주택가격 급등이나 일부 금융시장의 신용리스크 증대 등 미시적 불안요인에 대해서는 기준금리 인상 등 통화정책 기조의 긴축적 전환보다 해당 시장의 불균형에 직접 대응할 수 있는 미시적 정책수단을 우선 동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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