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덕환 교수 “과도한 유류세 ‘가짜 기름 생산’ 부추겨 …30% 정도 낮춰도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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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11월 7일 09시 15분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 교수. 사진=동아일보DB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 교수. 사진=동아일보DB
정부가 6일부터 유류세 15%를 6개월 간 한시적으로 인하한 가운데, 서강대학교 화학과 이덕환 교수는 “과도한 유류세 부담이 가짜 기름 생산과 전기 소비를 부추긴다”고 지적하며 “유류세를 30% 정도 낮춰도 된다”라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6일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와 인터뷰에서 “다른 나라에 비해서 우리나라 유류세가 과도하다. 과도한 유류세 부담은 많은 문제를 야기한다. 특히 가짜 기름 생산이 문제다. 품질이 보증된 기름의 경우에는 리터당 900원 정도의 세금이 붙는다. 가짜 기름을 만들어 팔면 리터당 900원의 수익을 올리게 되는 격이다”라며 “5년 전 국내에서 가짜 기름이 약 15% 정도 유통되고 있다는 추정이 나왔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가짜 기름을 만드는 일당들이 생산하는 기름의 양이 상상을 초월한다. 엄청난 양을 생산해 판매하고 있기 때문에 상당한 양이 시중에 유통되는 것은 거의 확실한 사실이다”라고 우려했다.

아울러 “더 중요한 것은 과도한 유류세 부담이 전기의 소비를 부추긴다. 우리나라는 전 세계에서 유례없이 전력생산의 30%를 난방에 사용하고 있다. 원전 등 전력 생산 방식 때문에 우리 사회가 지금 큰 혼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따지고 보면 전력이 가장 값비싼 에너지다”라고 말했다.

두 가지 문제를 지적한 이 교수는 “유류세를 30% 정도 낮춰도 세수에는 크게 문제가 없을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현재 유류세로 약 30조의 세수를 걷고 있는데 30%를 인하하면 기존에 거둬들이던 세수에서 10조 정도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화물차, 버스, 영업용 택시, 농·어민들에게 유류세를 환급해 주거나 일정 비용을 보조해주고 있는 상황에서 유류세를 낮추면 그 비용 또한 줄어들 것이다”라며 “가짜 기름 유통에 대한 유혹 또한 없어져 지하경제를 양성화하는 효과가 있다”라고 근거를 제시했다.

또한 “지금 정부에서는 15%를 깎아준다고 하지만 사실상 5%를 인하한 것에 불과하다. 법에 정해진 교통에너지 환경세에 정해진 유류세보다 10%의 할증을 붙였기 때문”이라며 해당 정책 효과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보였다.

직영주유소와 일반주유소의 유류세 인하 시기가 상이한 것에 대해 이덕환 교수는 “정부하고 사회가 워낙 정유사들에 압력을 집어넣어 직영주유소에서는 어쩔 수 없이 손해를 보고 있는 것이다. 주유소에 들어와 있는 기름에는 이미 유류세가 붙어있기 때문에 일반주유소는 손해를 감수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연제 동아닷컴 기자 jej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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