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건설경기가 더욱 악화되면서 국내건설수주가 6.2% 추가 감소하고, 거시경제 악화로 수요심리가 위축돼 전국 집값도 1.1%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건산연)은 7일 서울 건설회관에서 열린 ‘2019년 건설·부동산 경기전망 세미나‘를 통해 이같은 전망을 내놨다. 이날 세미나엔 대내외적으로 불확실성이 커진 건설·부동산 시장 분위기를 반영하듯 관련업계 관계자 등 400여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이상호 한국건설산업연구원장은 개회사에서 “정부가 지난달 24일 뒤늦게나마 ’혁신성장과 일자리 창출 지원방안‘을 내놓은 것은 환영할만 하다”며 “공공기관의 투자만 확대할 것이 아니라 건설경기의 경착륙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감안해 국회에서도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을 대폭 증액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래야 경제성장률 하락과 일자리 감소 폭을 조금이나마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건산연은 세미나 1세션인 ’건설경기 전망‘에서 내년도 국내 건설수주는 올해 대비 6.2% 줄어들어 5년내 최저치인 135조5000억원을 기록하고, 건설투자 역시 2.7%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주제 발표를 맡은 이홍일 건산연 연구위원은 “건설경기 하락세가 과거에 비해 2배 이상 빨라 건설경기 경착륙이 가시화되고 있다”며 “내년도 건설투자 감소로 경제성장률이 0.4%포인트 하락하고, 취업자 수가 9만2000명 감소하는 등 부정적 영향 확대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이 연구위원은 2017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건설수주 감소세는 올해 수주액이 전년 대비 10% 급감해 3년 호황이 종료된 데 이어 내년에도 6.2% 추가 감소하면서 침체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건설투자 기준으로 건설경기는 이미 2017년 하반기에 후퇴 국면에 진입했으며 1년만인 2018년 하반기 불황국면에 접어들었다. 내년에도 불황국면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이 연구위원은 건설경기 급락 원인에 대해 “민간 부문 경기가 주택을 중심으로 빠르게 하락하는 가운데, 공공 부문이 과거와 달리 완충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정부의 SOC 예산은 올해 전년 대비 14% 급감한 데 이어 내년 예산안도 2.3% 줄어든 상황이다.
이 연구위원은 “건설경기 경착륙 방지, 경제·고용에 대한 부정적 영향 축소를 위해 연말 국회에서 정부 SOC 예산의 증액, 생활형 SOC 사업·도시재생 사업 등 공약사업의 신속한 추진 등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세미나 2세션인 ’주택·부동산경기 전망‘에서는 내년도 전국 주택 매매가격이 1.1% 하락하고, 전세가격도 1.5%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허윤경 건산연 연구위원은 ”내년도는 거시경제 상황이 자산시장을 압도할 것“이라며 ”각국에서 양적 완화 정책의 정상화가 진행되고 있고 런던, 시드니, 밴쿠버, 뉴욕 등 글로벌 선도도시 주택가격이 지난 8월 이후 모두 하락세로 돌아섰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허 연구위원은 ”서울의 상대적 강세는 유지되지만, 거시경제의 어려움을 피해가기는 어렵다“며 ”고소득층과 고자산가들이 안정적 소득과 자산을 기반으로 주택을 매도하지 않고 장기 보유를 선택해 하락장에서 서울 시장 강세를 지지하는 역할에 그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하락장에서는 저가매물을 다주택자와 투자자가 흡수해야 하지만 촘촘한 수요억제책이 작동되고 있어 하락 전환 이후 하락폭이 예상보다 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지방의 경우엔 준공 물량이 전년에 비해 감소하지만, 누적된 준공 물량이 많고 거시경제 부진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아 하락폭이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분양시장도 일부 수도권 양호 사업지를 제외하고 물량 감소와 청약규제의 영향으로 열기가 식을 것으로 내다봤다.
건산연은 이날 세미나를 통해 내년도 정부 재정 정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주택가격 안정 시기임에 따라 지속 가능한 미래 성장과 국제 경쟁력 강화 측면에서 기반시설 정비와 개발을 통한 적극적인 건설투자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허 연구위원은 “내년엔 주택정책과 주택공급업체에도 도전의 시기가 될 것”이라며 “정부는 격차 확대, 주거 분리 심화, 노후주택 급증에 대비하기 위한 정책 대응력을 높이고, 업체는 리스크 관리에 집중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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