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연말까지 4, 5곳 선정할 예정인 3기 신도시를 스마트시티 기술을 적용하는 ‘스마트 신도시’로 조성하자는 주장이 나왔다. 이 곳에서 스마트시티 기술을 육성해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자는 것이다.
동아일보, 채널A가 7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개최한 ‘2018 동아 건설·부동산 정책포럼’에서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여당 간사인 윤관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축사를 통해 “3기 신도시가 ‘베드타운’이 되지 않기 위해선 기존 신도시와 차별화해 스마트 신도시로 조성해야 한다”며 “이를 한국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이미 부산에 8500명(2.2㎢), 세종에 2만2500명(2.7㎢)을 수용하는 스마트시티 시범사업을 하고 있다. 3기 신도시에 스마트시티 기술이 적용될 경우 총 20만 채 규모의 스마트 신도시들이 수도권에 출현하게 된다.
한만희 서울시립대 국제과학도시대학원 교수(전 국토해양부 차관)는 “전 세계가 스마트시티 개발에 나서고 있지만 주도권을 쥔 나라는 없다”며 “한국이 앞설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손병석 국토교통부 1차관은 “미국, 영국 등 선진국은 물론 중국까지 스마트시티 건설에 180조 원 이상을 투자하고 있다”며 “한국도 세계 최고 수준의 스마트시티 건설을 위한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3기 신도시, 베드타운 되지 않으려면 스마트 신도시로 조성” 동아일보와 채널A가 7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개최한 ‘2018 동아 건설·부동산 정책포럼’에 참여한 전문가들은 정부가 최근 발표한 ‘3기 신도시’ 개발 계획에 스마트시티 기술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정부는 최근 서울 집값의 상승세가 계속되자 연말까지 1기 신도시(분당 일산 평촌 산본 중동)보다 서울에 더 가까운 4, 5곳에 ‘미니 신도시’를 개발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터 하나가 약 330만 ㎡ 규모로, 주택 20만 채를 신규 공급할 계획이다.
이날 포럼에서는 3기 신도시가 단순히 서울의 주택 수요를 흡수하기 위한 베드타운이 아니라 다양한 정보기술(IT)을 접목한 스마트 신도시로 바꿔 한국형 스마트시티 기술을 전 세계에 알리는 계기로 삼자는 제안이 쏟아졌다.
● “3기 신도시, 스마트시티로 만들자” 제언 쏟아져 한국은 스마트시티 분야의 선도 국가 중 하나다. 그동안 축적된 IT 노하우에 기초해 2008년 유시티(U-City) 개발을 시작으로 그동안 지속적인 노력이 있었다. 최근에는 스마트시티를 혁신성장 8대 선도사업 가운데 하나로 선정하고 부산, 세종을 시범도시로 개발 중이다.
특별 강연에 나선 한만희 서울시립대 국제도시과학대학원 교수는 “3기 신도시를 스마트 신도시로 만들어 도시 기능을 향상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토해양부 차관 출신인 한 교수는 1, 2기 신도시 개발계획 입안에도 모두 관여한 바 있다.
그는 “최근 정부의 신도시 개발 발표 사례를 보면 개별 지방자치단체의 반발이 적지 않은 상황”이라며 “신도시를 스마트시티로 만들면 도시 경쟁력도 오르고, 기존 신도시와도 차별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 인근 신도시가 스마트시티 기술을 끌어올리는 최적의 ‘테스트베드’가 될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부산 스마트시티 시범사업을 총괄하는 황종성 부산 에코델타시티 마스터플래너는 “새로 조성하는 도시는 그만큼 신기술을 도입할 수 있는 여지가 크다”며 “인터넷과 빅데이터를 결합하는 ‘스마트시티 3.0’을 구현하려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1세대 스마트시티는 인천 송도신도시에서 구현된 온라인 커뮤니티 구축형 도시, 2세대는 도시 내 각종 센서와 인터넷의 결합이라면 3세대는 여기에 빅데이터가 추가된 형태라는 설명이다.
스마트시티는 단순히 개발자들이 IT 정보를 제공하는 방식이 아니라 도시 자체가 정보를 집약하는 하나의 플랫폼 역할을 하도록 개발자, 주민 등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방식이 돼야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황 플래너는 “앞으로의 도시는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쓸 수 있는 도시와 그렇지 않은 도시로 나뉠 것”이라며 “4차 산업혁명 정착을 위해 제일 필요한 게 스마트시티 구축”이라고 주장했다. “조만간 사람과 로봇이 함께 사는 시대가 올 텐데 현재의 도시 구조가 각종 로봇에 적합한지도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부산 에코델타시티도 ‘사람과 로봇이 공존하는 도시’를 지향하고 있으며, 구체적인 계획안은 다음달 공개된다.
● 규제 해소, 정보 공유 등 과제 남아 국토교통부는 스마트시티 확대 적용에 긍정적인 분위기다. 이날 축사를 한 손병석 국토부 1차관은 “한국형 스마트시티를 동남아, 남미, 중동 등에 수출해 관련 산업을 활성화하고 일자리 창출에 나설 것”이라며 “2018 동아 건설·부동산 정책포럼에서 나온 다양한 제안도 충분히 검토해 더 나은 정책으로 발전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쇠퇴하는 기존 도시에 스마트 기술을 적용해 활력을 불어 넣는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대표적인 구도심인 부산 사하구를 에너지 자립마을로 만들고, 조선 왕릉이 있는 경기 남양주시는 역사 캐릭터 사업을 추진하는 식이다.
정부는 스마트시티와 관련된 규제도 상당수 없앨 계획이다. 정책 발표를 맡은 이성해 국토부 도시정책관은 “지금과 같은 경직된 ‘용도지역’ 제도는 스마트시티의 개념에는 어울리지 않는 만큼 세종 스마트시티 시범도시에는 용도지역을 풀어 주거와 상업 등이 한데 섞일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스마트시티 성장에 가장 큰 문제가 ‘규제’라는 점은 정부도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석주 롯데건설 사장은 “강연 내용이 흥미로워 눈을 뗄 수 없었다. 그만큼 유익한 내용이 많아 경영에 참고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상신 대림산업 대표는 “건설사들은 아파트를 지은 뒤 그 다음 어떤 문제가 생기는지에 대한 정보가 차단되어 있다”며 “기업들이 이런 정보에 접근할 수 있으면 국내 스마트시티 발전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제언했다.
이날 행사에는 권기중 한국국토정보공사(LX) 경영지원본부장, 김종신 대한주택건설협회 부회장, 김한경 한국주택협회 전무, 이상준 국토연구원 부원장, 유대진 한국토지주택공사(LH) 부사장, 육근양 HDC현대산업개발 전무, 채미옥 한국감정원 부동산연구원장(이상 가나다순) 등이 참석했다. 주요 건설사 임직원과 지자체 관계자, 학생 등 300여 명도 자리를 함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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