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일평균 거래량 163건, 전월 331건 대비 절반 이상 줄어
“서울 아파트 시장 조정국면 진입…거래없는 소강상태 지속”
서울 아파트 거래가 9·13 부동산 대책 이후 급격히 줄어든 것이 통계로도 확인되기 시작했다.
11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11월 들어 8일까지 서울 지역에서 거래 신고된 아파트 매매 건수는 총 1306건을 기록 중이다. 1일 평균 거래량으로 환산하면 163.3건이 거래된 셈이다.
이는 일평균 330.9건(총 1만259건)이 거래된 지난달보다 절반 이상 급감한 것이다. 이달 거래량은 8·2 대책 여파로 거래 감소세를 보인 지난해 11월 거래량(일평균 213.5건, 총 6404건)보다도 23.5% 더 적은 수준이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의 거래량은 부동산 거래를 신고한 ‘신고일’ 기준으로 집계된다. 현재 주택 거래 신고는 계약 후 60일 이내에 하도록 돼 있어 실제 계약이 통계로 확인되기 까지는 시차가 발생한다.
실제 지난 9월 거래량은 고강도 세금·대출 규제인 9·13 대책이 발표됐음에도 9월 거래량으로는 역대 2번째인 1만2326건(일평균 410.9건)을 기록한 바 있다. 대책 발표 직전까지 몰렸던 7~8월 막차수요의 계약건들이 뒤늦게 신고됐기 때문이다.
10월에도 8월 계약건과 9월 대책 직전 체결된 계약건들 신고가 늦게 몰리면서 1만건이 넘는 높은 수준의 거래량을 보였다.
그로 인해 일각에서는 9·13 대책에도 아랑곳 없이 거래량이 늘어나고 있다는 잘못된 정보들이 나오기도 했다. 당시 전문가들은 9·13 대책 영향을 제대로 확인하려면 11월 이후 신고되는 거래량을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올해 서울 아파트 거래량 추이를 보면 4월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 시행 영향으로 거래량이 줄다가, 서울시의 여의도·용산 통합개발계획 발표 등이 촉매가 돼 증가세를 보인 뒤 9·13 대책 여파로 다시 줄어드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지역별로 보면 정부 규제의 직접적인 타깃인 고가주택이 밀집한 강남권의 거래 감소가 눈에 띄게 나타나고 있다. 지난달 일평균 19.0건이 거래됐던 강동구는 이달 67.8% 급감한 일평균 6.1건에 그쳐 가장 큰 감소폭을 보였다. 송파구도 지난달 일평균 27.1건에서 이달은 10.0건으로 줄어 63.1% 감소했다. 강남구 역시 지난달엔 하루 평균 18.6건이 거래됐는데 이달에는 7.9건에 머물며 57.8% 감소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서울 아파트값이 조정 국면에 접어든데다 경기 하방압력이 산재한 만큼 매수자들의 관망이 짙어지면서 거래절벽이 장기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한국감정원의 ‘주간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은 9주 연속 둔화된 끝에 지난주 보합으로 내려 앉았다. 지난해 9월부터 이어졌던 상승세가 60주만에 멈춰선 것이다.
감정원 측은 “종부세 등 세제강화, 임대사업자 혜택축소 및 대출규제 등을 담은 9·13대책 효과 등이 나타나면서 서울 아파트값이 보합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서울 집값을 선도하는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는 먼저 하락세에 접어들어 재건축 단지 중심으로 낙폭이 커지면서 3주 연속 마이너스(-) 변동률을 기록했다.
민간 조사기관인 부동산114 통계에서도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해 1월 셋째주부터 시작된 상승세가 약 1년10개월 만에 꺾이면서 보합 전환했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팀장은 “9·13 대책 이후 소강상태를 보이면서 매도호가가 하향조정되고 있지만 매수자들은 추가 하락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시장을 관망하고 있다”며 “거시경제 불확실성과 규제 여파, 연말 발표되는 3기 신도시 공급계획 등으로 인해 당분간 거래 없는 소강 상태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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