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주택시장 ‘럭비공’ 헬리오시티…주말 사전점검 ‘전세값 등락’ 촉각

  • 뉴시스
  • 입력 2018년 11월 13일 11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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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주택시장에 서울 송파구 헬리오시티가 막판 변수로 등장했다.

올초만 해도 무리한 ‘갭투자(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투자법)’에 대한 위험성이 경고된 대표 단지로 연말 잔금대란이 서울 동남권 아파트 매매시장을 무너뜨릴 뇌관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지만 현재로서는 기우에 그치는 듯하다. 또 전세물량이 일시에 쏟아져 인근 전세시장이 줄줄이 급락할 수도 있다는 분석도 있었으나 연말로 갈수록 오히려 전셋값이 뛰는 등 예측에서 벗어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헬리오시티는 어디로 튈지 모르는 ‘럭비공’ 같다는 시장의 평가가 많다.

조합내 갈등으로 생긴 입주지연 우려, 대단지로서 동별 가격대 차별화, 혁신학교 지정문제 등 숱한 변수들이 여전히 남아 있다. 입주자가 단지 내부에 들어가 아파트 마감 등 품질에 대해 살피는 이번 주말(17~19일) ‘입주자 사전검검’이 끝나면 이번주 집값, 전셋값의 향방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13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헬리오시티 84.98㎡(옛 33평) 22층의 분양권은 지난달 초순 16억803만원에 거래가 성사됐다. 이 단지의 애초 분양가가 8억~9억원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약 2배로 뛴 셈이다.

이 아파트 단지는 올해 3월까지만 해도 연말 입주시기에 급매물이 쏟아지면서 서울 아파트값 폭락의 기폭제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준공물량이 9510가구로 대단지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분위기는 당초 예상과 달리 보합권에서 횡보중이다.

특히 현재 급매물외에는 거래가 잘 이뤄지지 않는 등 거래절벽 상태다. 집주인 입장에서는 일단 아파트값이 지나치게 급하게 올라 양도소득세 문제를 놓고 골머리를 앓고 있다. 매수자 입장에서도 아파트값이 비싸다보니 추격 매수가 달라붙지 않는 상태다. 양쪽 모두 시장을 관망하는 분위기다.

전세시장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일반적으로 집값이 상승세를 멈추면 전세시장에 매물이 쏟아지는 것이 상례다. 하지만 이 단지의 경우 전세 매물마저 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단지 관련 부동산 커뮤니티에서는 “중개업소로부터 세를 놓으라는 전화가 매일같이 걸려온다”는 글이 빈번하게 올라온다.

이 같은 상황의 배경에는 정부가 9·13대책 발표에서 1주택자의 장기보유특별공제의 조건으로 2년이상 실거주 조건을 달자 집주인이 직접 입주를 선택하는 사례가 늘어난 것도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눈치보기’ 장세라는 이유가 더 크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한국감정원 강남지사 장정환 과장은 “집주인 입장에서는 ‘당장 급할게 없다’는 생각을 하는 부분이 있어 여전히 7억5000만원 이상 높은 가격에 매물을 내놓거나 시장을 관망하고 있다”면서 “반면 매수자는 7억원 이하의 전셋집만 찾고 있어 거래가 이뤄지기 힘들다”고 말했다.

시장은 매도-매수, 집주인-세입자간 팽팽한 힘겨루기로 돌입한 상태다.

다만 양측의 힘겨루기는 머지 않아 한쪽으로 기울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헬리오시티를 둘러싼 막판 변수가 많기 때문이다.

우선 당초 올해 12월31일로 예정된 입주가 지연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현재 헬리오시티 입주자의 72.3%(6871명)을 차지하는 조합원간 내홍이 발발했다. 조합장이 총회를 거치지 않고 사업시행계획을 변경해 공사비를 증액한 것에 대한 월권 시비가 제기된 것. 자칫 준공 승인이 지연되면 ‘입주대란’이 나타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입주대란까지 가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일단 입주가 지연된다면 조합원 물량을 제외한 특별분양, 일반분양, 임대주택 등 2639세대에 대해 배상금을 지급해야 하는 등 일촉즉발의 상황으로 치달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입주자협의회에 따르면 준공 승인전이라도 구청장이 임시사용 승인을 내줄 수 있게 돼 있어 극단의 상황까지는 가지 않을 것이라는게 시장의 판단이다.

잔금대란도 변수지만 현재로서는 가능성이 낮다. 조합원의 경우에는 추가 분담금이나 이주비로 받은 대출금이 상대적으로 적어 잔금을 마련하는데 어려움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일반분양자들 역시 아파트값이 보합권에서 횡보중이고 전세시세도 당초 예상과 달리 7억원을 전후로 거래가 이뤄지고 있어 잔금대란으로 이어지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대규모 단지로서 동별 가격대 차별화도 시간이 흐르면서 조정이 이뤄질 전망이다.

현재 인근 매매시장에서 지하철 가락시장역과 가까운 4~5단지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으나 앞으로 1단지에도 가락일초·중 통합학교가 들어서고 10년후에는 인근에 위례신사선이 개통될 예정이어서 수요가 어느 한쪽으로 극명하게 쏠리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오히려 단지내에 조성되는 초·중학교의 혁신학교 지정 문제를 놓고 선호하는 학부모와 그렇지 않은 쪽이 서로 주장이 배치되며 청와대 청원문제로까지 비화된 상태여서 학군 수요에 민감한 실수요자로서는 매매·전세 선택에 변수가 될 전망이다

또 단지 마감 상황에 대한 실수요자들의 입소문 마케팅도 향후 전세값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장 과장은 “일단 아파트값이 지나치게 올라 당장 매매에는 어려움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대신 “전세시장의 경우 이번 주말부터 시작되는 사전점검때 단지가 괜찮다는 평가가 나온다면 가격 버티기가 좀 더 있을 수 있고 반대로 실망스로운 부분이 나타난다면 세입자를 구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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