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진 LG전자 부회장(사진)이 인공지능(AI), 로봇 등 미래 먹거리 분야의 인재 영입에 직접 나섰다. LG전자는 조 부회장이 14일(현지 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실리콘밸리에서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에 종사하는 박사급 인재들과 미팅을 가졌다고 13일 밝혔다. 박일평 LG전자 최고기술책임자(CTO·사장)도 동행했다. 구광모 LG 대표이사(회장)가 취임 직후부터 미래 먹거리 분야에서의 조직 및 인재 확보를 강조한 데 맞춰 각 계열사도 ‘외부 수혈’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조 부회장은 글로벌 전시회나 ‘LG 테크노 콘퍼런스’ 등을 통해 연구개발(R&D) 인재들과의 만남을 가져 왔지만 인재 영입을 위해 별도의 자리를 마련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LG 테크노 콘퍼런스는 LG 계열사 최고경영진들이 국내외 인재들에게 LG의 연구개발 로드맵, 신성장 사업 등을 설명하는 자리다.
조 부회장이 영입에 나선 분야는 AI, 로봇, 빅데이터, 클라우드, 자율주행, 5세대(5G) 이동통신 등이다. LG전자 관계자는 “미팅에서 LG전자의 미래 신성장 동력, R&D 인재 육성 계획 등을 소개할 예정”이라며 “박사급 인력이기 때문에 수가 많지는 않지만 실제 영입으로 이어질 수 있는 중요한 자리”라고 설명했다. 조 부회장은 R&D 인력과의 만남 외에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진 등 AI 분야 석학들과도 만날 예정이다. 샌프란시스코, 샌디에이고, 새너제이, 시애틀 등을 방문해 IT, 금융, 소비재 등 다양한 업계의 최고경영자들을 만나 사업 현안을 논의한다.
구 대표는 6월 취임 직후부터 ‘인재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LG는 지난달 강서구 마곡지구의 ‘LG 사이언스파크’에서 처음으로 LG가 선발한 스타트업 기술 및 제품을 전시하는 ‘스타트업 테크 페어’를 열고 이 행사를 정례화하겠다고 밝혔다. 매년 스타트업을 선발해 LG 사이언스파크에 입주시키고 LG 계열사와의 협업을 이어갈 계획이다. 8월에는 LG전자가 캐나다 토론토에 인공지능연구소(Toronto AI Lab)를 열기도 했다. 구 대표는 지난달 29일부터 진행 중인 사업보고회에서도 계열사 CEO들과 실적 및 현황보다는 미래 주력 사업을 중심으로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LG의 한 관계자는 “하반기 사업보고회에서 통상 연간 실적과 향후 사업 전략을 주로 논의하는데 구 대표는 각 사가 준비하고 있는 미래 먹거리 분야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해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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