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株 잇단 오름세… 사태 장기화 주시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1월 16일 03시 00분


[삼바 주식거래 정지 후폭풍]대장주 셀트리온 5.05% 올라
시장 “불확실성은 해소” 인식
삼바 투자자들 “혼란” 靑청원… 관련 펀드-ETF 환매 문의도

삼성바이오로직스(삼성바이오)의 주식 거래가 정지된 첫날인 15일 주식시장은 비교적 차분하게 반응했다. 특히 간판 바이오 기업의 거래 중단에도 주요 제약·바이오 종목들은 상승세로 마감했다. 회계 판단의 불확실성이 해소된 데다 투자자들이 삼성바이오의 상장폐지 가능성을 낮게 보고 향후 반등을 기대하며 바이오주를 사들인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이번 사태가 장기화되면 바이오 종목은 물론이고 주식시장에도 타격을 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바이오 대장주로 꼽히는 셀트리온은 전날보다 5.05% 오른 21만8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녹십자(1.81%) 유한양행(2.14%) JW중외제약(1.68%) 등 주요 바이오 종목도 오름세를 보였다.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셀트리온헬스케어는 8.31% 급등했고, 셀트리온제약도 2.73% 올랐다.

1년 7개월 동안 이어진 삼성바이오 분식회계 논란이 마무리된 것이 바이오 종목 투자자들에게 호재로 인식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아울러 삼성바이오를 대신해 ‘셀트리온 3인방’ 등 주요 바이오주가 반사이익을 얻었다는 해석도 있다.

바이오 종목의 상승에 힘입어 코스피는 5거래일 만에 상승해 20.01포인트(0.97%) 오른 2,088.06에 장을 마쳤다. 코스닥지수 역시 1.46% 오른 681.38에 마감했다.

다만 이번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제약·바이오 종목 전체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이날 외국인들이 의약품 업종을 대거 순매도하며 이런 우려에 불을 지폈다.

현재 8만 명이 넘는 삼성바이오 소액주주들은 거래 정지로 돈이 묶였다. 특히 신용거래로 주식을 사들인 주주들은 이자만 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일부 개인투자자들은 고의 분식회계와 거래 정지로 손해를 봤다며 삼성바이오와 회계법인을 상대로 집단소송 준비에 들어갔다. 이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정권이 바뀌었다고 문제가 없던 게 문제가 되는 게 혼란스럽다”는 투자자들의 글이 잇따랐다.

삼성바이오 주식을 직접 보유한 투자자뿐 아니라 이 주식을 담은 주식형펀드나 상장지수펀드(ETF) 투자자들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증권업계에선 많진 않지만 조금씩 투자자들의 환매 문의가 이어지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삼성바이오가 편입된 국내 펀드는 총 663개다.

송충현 balgun@donga.com·이건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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