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박·음식점업 대출이 고금리인 제2금융권 위주로 빠르게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향후 금리마저 빠른 속도로 오르면 숙박·음식점업 자영업자의 빚 상환 부담이 커져 대출이 부실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현재 저축은행, 상호금융 등 비(非)은행 예금취급기관의 숙박·음식점업 대출 잔액은 15조5249억 원으로 1년 전보다 21.2% 증가했다. 3년 전인 2015년 6월 말(7조9705억 원)과 비교하면 거의 2배로 늘었다.
숙박·음식점업의 비은행 대출은 2014년 3분기(7∼9월)부터 매 분기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였다. 2016년 4분기부터 지난해 3분기까지는 증가율이 30%를 웃돌았다.
이는 은행권 대출보다 훨씬 빠른 증가세다. 6월 말 현재 숙박·음식점업의 은행권 대출은 37조5000억 원으로 1년 전보다 6.0% 늘었다. 은행권 대출 증가율은 2016년 1분기(1∼3월)까지 두 자릿수를 보였다가 이후 한 자릿수로 떨어졌다.
숙박·음식점업 대출이 제2금융권 중심으로 급증한 것은 출혈 경쟁과 내수 부진에 이어 최근 최저임금 급등까지 겹치면서 업황이 크게 나빠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대출 수요는 늘었지만 은행권 대출 한도가 초과되거나 신용등급이 낮아진 자영업자들이 제2금융권으로 내몰린 것이다. 정부가 가계부채 증가세를 잡기 위해 올해 3월부터 은행권 대출 심사 요건을 까다롭게 한 것도 한몫했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교수(경영학)는 “향후 금리 상승을 감안하면 숙박·음식점업의 2금융권 대출은 위험도가 높은 대출”이라며 “자영업자 지원 대책은 한계가 있는 만큼 결국 경기 회복이라는 정공법으로 접근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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