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폭락장세…블록체인 투자자들 ‘멘붕’ 스타트업 ‘도산위기’

  • 뉴스1
  • 입력 2018년 11월 20일 22시 58분


일부 채굴업자 경쟁으로 시장균형 무너져…“시장 불확실성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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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 주요 암호화폐가 일제히 연중 최저치로 폭락하면서 암호화폐로 투자를 받았던 블록체인 스타트업과 투자자들은 그야말로 ‘멘붕’에 빠진 모습이다.

20일 암호화폐 거래사이트 업비트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연중 최저치인 개당 533만5000원에 거래되며 올초보다 5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블록체인 스타트업의 기축통화 역할을 한 이더리움은 한술 더 떠 개당 15만8400원까지 주저앉았다. 올초 가격과 비교해 12분의 1 수준이다. 올해 중순만 해도 이더리움은 개당 100만원을 호가했지만, 3분기 들어 50만원대가 무너지며 계속 내리막길이다.

이로 인해 해외에서 암호화폐 자금모집(ICO)에 성공한 대다수 국내 블록체인 스타트업은 당장 존폐 위기에 몰렸다. 투자금으로 받은 이더리움을 현금화하지 않고 그대로 보유한 탓에 앉은 자리에서 자산이 10분의 1로 쪼그라든 업체도 부지기수다.

스타트업 한 관계자는 “올 1분기에 90억원 규모 이더리움을 투자받은 뒤 바로 현금화해 큰 손실을 보지 않았다”면서도 “투자받은 이더리움을 그대로 보유한 스타트업은 큰 타격을 입은 상태”라고 말했다.

업계는 이번 시세 급락이 비트코인 채굴업자간의 힘겨루기로 촉발됐다는 점에서 ‘탈중앙성’의 가치 자체를 크게 훼손했다고 보고 있다. 지난 16일 진행된 비트코인캐시 하드포크로 ‘비트코인캐시ABC’와 ‘비트코인캐시SV’간 해시 전쟁이 막이 올랐고 투자자들의 매도가 이어져 전반적으로 암호화폐 시세를 끌어내리는 결과를 가져왔다는 것이다.

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의 경우, 탈중앙화를 통해 블록체인의 가치를 넓히는 것이 핵심인데 일부 채굴업자에 의해 시장이 좌지우지되는 것을 보면서 결국 정부와 대기업이 관리할 수 있는 중앙화된 블록체인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 사태”라고 퍼블릭 블록체인 시장가치를 깎아내렸다.

암호화폐 시세가 이처럼 시시각각 급변하고 있어서 정부 차원의 암호화폐 시장기준 마련은 더욱 더뎌질 것으로 관측된다. 정부가 제도권에서 관리하려면 시장이 ‘예측 가능성’을 갖출 정도로 안정화가 돼야 하고 정부의 행정력이 미치는 범위 내에 있어야 하는데 현재 암호화폐 시장의 변동성은 이를 벗어나는 양상이기 때문이다.

일본이나 홍콩 정부가 암호화폐를 인허가 사업으로 전환하면서 제도권으로 편입시켰지만, 여전히 골머리를 앓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 정부가 암호화폐를 인허가 사업으로 전환하는 것 역시 현 상황에선 쉽지 않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실제 지난 13일 노형욱 신임 국무조정실장은 취임 기자간담회를 통해, 곧 ICO 입장을 밝히겠다는 기존의 입장을 뒤집고 “암호화폐 대책과 관련해 재촉하거나 서두르지 않는 것이 국익에 도움이 된다”면서 “국제적 동향을 보면서 결정해나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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