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 시행 전인 2006년 8월에는 비정규직 근로자의 월평균 임금 수준이 정규직 근로자의 63.1%였고 법이 시행된 2007년 3월과 8월은 각각 64.4%, 63.7%였다. 하지만 이후 2009년 8월에는 56.7%로 떨어졌고 이후 50% 중반대에서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올해 8월 기준 비정규직 근로자의 월평균 임금 수준도 정규직의 54.6% 수준이었다.
이같이 임금 격차가 커진 데는 비정규직 근로자의 평균 근속기간 감소가 주원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금재호 한국기술교육대 교수의 ‘비정규직법과 근로자 임금 및 정규직 전환’ 논문에 따르면 비정규직 근로자의 평균 근속기간은 법 시행 이후 하락했다. 이 같은 현상은 기간제 비정규직 근로자뿐만 아니라 모든 형태의 비정규직에서 동일하게 나타났다.
실제로 통계청 자료를 보면 비정규직 평균 근속기간은 2007년 3월과 8월 기준 26개월에서 하락세를 보이며 2009년 8월 21개월로 급감했다.
금 교수는 “임금 격차에서 가장 중요한 요인은 한 회사에서 얼마나 오래 근무할 수 있느냐다”며 “(법 시행 이후) 근속기간에 있어서 정규직, 비정규직 간 격차가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법의 테두리 밖에 있는 용역·도급 비정규직이 늘어난 것도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발간한 ‘비정규직 사용규제가 기업의 고용 결정에 미친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비정규직법으로 인해 정규직 근로자가 늘고 기간제 비정규직 근로자는 줄었지만, 법 적용을 받지 않는 용역·도급 근로자는 증가했다.
이러한 부작용은 사업체 규모가 크고 사용자가 정규직 근로자의 근로조건 변경을 어렵게 느끼는 기업일수록 더 크게 나타났다.
박우람 KDI 연구위원은 “우리나라 비정규직 보호 수준은 거의 0이지만 정규직이 되면 (보호수준이) 상당히 올라간다”며 “이 격차가 크기 때문에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에 사용자가 부담을 느낀다”고 지적했다.
금 교수도 “비정규직을 많이 고용하는 이유는 정규직의 임금이나 고용보호가 너무 강해서다”며 “정규직이 임금도 양보하고 고용 안정도 양보하는 희생을 해야 한다. 그러면 기업 입장에서도 비정규직을 사용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비정규직이 부당한 차별을 받지 않게 하고 정규직으로 갈 수 있는 길과 기회를 만들어 주는 것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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