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펀드, 경영권 공격… 기업들에 방어수단 줘야”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1월 27일 03시 00분


손경식 경총회장, 박상기 법무에 상법 개정안 관련 우려 전달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사진)이 “외국 펀드가 국내 기업 경영권을 공격하고 있는데 우리 기업이 방어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며 상법개정안에 대한 재계의 우려를 정부에 전달했다.

26일 손 회장은 서울 마포구 경총회관을 방문한 박상기 법무부 장관과 상법 개정 관련 정책간담회에서 만나 “최근 경제 상황과 기업 경영 여건을 고려할 때 상법 개정에 대해 우리 기업들이 상당한 부담을 느끼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재계가 겪고 있는 어려움에 대해 손 회장은 “근로시간 단축,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뿐만 아니라 산업안전보건법, 공정거래법, 협력이익공유제 같은 기업 부담을 가중시키는 법안 개정이 한꺼번에 추진되면서 경제심리가 크게 위축되고 기업의 미래에 대한 투자 의욕이 크게 저하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자동차, 철강, 조선 등 주력 산업마저 흔들리고 있다. 내년 경제 전망도 밝지 않다”고 덧붙였다.

손 회장은 국내법이 우리 기업을 보호하지 않는 현실을 지적했다. 외국인 주주 비중이 높은 한국 기업은 해외 투기펀드의 경영권 공격에 취약한 편이다. 올해 5월 미국 행동주의 펀드 엘리엇이 현대자동차그룹 지배구조개편 작업에 개입하며 반대를 주도해 현대차 지배구조개편 작업이 중단된 바 있다. 손 회장은 “상법상 경영권 방어 문제와 관련해 경영권 공격자와 방어자 간 규제의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글로벌 스탠더드”라며 “해외 사례와 기업의 부담 여력을 고려해 입법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재계는 차등 의결권 등 경영권 방어 수단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에 박 장관은 “기업과 경제의 지속 가능한 발전이라는 목표를 법무부와 경총이 공유하는 만큼 공동 목표를 실현할 수 있는 건설적인 자리가 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앞서 올해 4월 법무부는 △다중대표소송제 도입 △전자투표제 의무화 △감사위원 분리선출 △집중투표제 의무화 등을 담은 상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법무부는 이날 간담회에서 나온 의견을 반영해 상법 개정과 관련한 국회 논의를 지원할 방침이다.

배석준 기자 eulius@donga.com
#손경식 경총회장#박상기 법무#상법 개정안 관련 우려 전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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