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삼성·SK·현대차 등 28일부터 연말 정기인사
주력산업 위기론 신사업 중심 ‘인적쇄신·조직개편’
4대 그룹이 28일 LG그룹을 시작으로 임원 인사 시즌에 돌입한다. 주력 산업 위기론이 커지고 있는 데다 경기 불확실성 탓에 주요 그룹의 인적 쇄신과 조직 개편 등 ‘새판짜기’가 본격화할 전망이다.
27일 재계에 따르면, LG그룹은 28일부터 주요 계열사 임원 인사를 단행한다. 지난 6월 말 취임한 구광모 회장(㈜LG 대표)의 리더십 색깔을 가늠해볼 수 있는 첫 인사다. 올해 LG의 인사 키워드는 ‘사업구조 재편’이다.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할 미래 먹거리 사업 발굴과 육성을 위한 외부 수혈과 함께 적재적소의 인재 재배치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LG화학의 경우 7년 만에 CEO(최고경영자)를 전격 교체하는 인사 카드가 이미 공개됐다. 구 회장은 글로벌 기업에서 20년 이상 소재·부품 사업을 이끌어 온 신학철 3M 수석부회장을 LG화학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내정했다. LG화학의 주력이 기존의 전통적 석유화학 사업에서 전기차 배터리와 신소재·바이오 사업 등으로 바뀌고 있다는 점이 인사 배경이다.
자동차 연구개발(R&D) 전문가인 김형남 한국타이어 부사장(연구개발본부장)을 영입하기로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LG는 자동차 전장 부문을 핵심 미래 먹거리로 육성 중이다. LG전자 LG화학, LG디스플레이, LG유플러스 등 핵심 계열사는 인공지능(AI), 자동차 전장사업, 전기차 배터리, 로봇,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5G(5세대 이동통신) 등 신사업 육성을 위한 인력 재배치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새 총수 체제의 안착을 위해 그룹 부회장단 등 최고위 경영진은 교체폭을 최소화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삼성도 다음주쯤 사장단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집행유예 석방 이후 첫 인사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새 CEO 체제가 들어서 사장단 인사 수요가 많지는 않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사태 등 사업 외적 리스크 탓에 조직을 크게 흔들만한 인사는 미룰 가능성이 커 보인다.
다만 ‘성과 있는 곳에 보상이 있다’는 인사 기조에 따라 실적에 기반한 CEO 소폭 교체 인사 가능성은 남아 있다. 주력인 반도체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인공지능(AI) 바이오 5G(5세대 이동통신) 등 새 먹거리 사업을 육성하기 위해 이 부회장이 어떤 인사 카드를 꺼내 보일지 관심거리다.
SK는 다음달 10일을 전후해 인사가 이뤄질 전망이다. SK는 최태원 회장의 진두지휘로 사회적 가치 창출과 비즈니스 모델 혁신을 위한 ‘딥체인지(근원적 변화)’를 전사적으로 추진 중이다. 인적 교체보다는 계열사별로 사회적 가치 창출을 실행할 조직 개편과 제도 변화, 일하는 방식의 변화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현대차는 연말 정기인사를 실시한다. 판매 부진과 실적 쇼크 등 위기 타개를 위해 쇄신 인사가 이어질 것이란 예상이 많다. 사실상 그룹 총수 역할을 하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은 최근 중국사업본부 고위 임원을 물갈이 하는 인적 쇄신을 단행하기도 했다. 김용환(전략기획), 윤여철(노무·국내생산), 양웅철(연구개발), 권문식(연구개발·인사) 부회장 등의 거취가 주목된다.
재계 관계자는 “자동차 철강 조선 등 전통적인 중후장대 산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데다 반도체 석유화학 등 수출을 주도해 온 주력 산업마저 전망이 극히 어둡다”며 “올해 대기업 인사는 조직을 재설계하고 미래사업을 키울 수 있는 인재찾기에 방점이 찍힐 것”이라고 내다봤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