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단체 “라면 매출 하락분, 보전하기 위한 의도” 주장
농심 “임금인상 등 제조 원가·판매관리비 증가 탓” 반박
‘라면 매출 보전 vs 원가 인상’
‘새우깡’ 가격 인상 배경을 두고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와 농심이 상반된 주장을 내놓고 있다. 소비자단체협의회는 농심의 스낵 가격 인상이 라면 매출 하락분의 가격 보전 목적이라고 보는 반면, 농심은 매출 원가 상승 탓이라는 입장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농심은 지난 15일부터 인기 스낵인 새우깡을 비롯해 양파링·꿀꽈배기·자갈치·조청유과·프레칠 등의 출고가를 평균 6.7% 올렸다. 2016년 7월 가격 인상 이후 2년 4개월 만이다.
가격 인상에 대해 소비자단체협의회는 라면 매출 하락분의 보전을 위한 스낵 가격 인상으로 분석했다. 농심 라면 시장의 매출이 줄어든 것이 근거다.
소비자단체협의회 조사에 따르면 농심은 지난 2016년 12월에 라면 가격을 평균 5.5% 인상했으나 지난해 매출이 1년 전(2조2170억원)보다 0.4% 하락한 2조2083억원을 기록했다. 2014년보다 2018년 3분기 라면 시장 점유율이 7.3%포인트(p) 하락하면서 발생한 금액인 약 1500억원을 스낵 가격 인상을 통해 충당하려 했다는 게 단체의 관측이다.
또 2014년부터 지난 3분기까지 농심의 영업 이익률이 4%에서 5%라며, 농심이 주장한 제조 원가와 판매 관리비 상승으로 인한 가격 인상 근거는 타당성이 부족하다고 꼬집었다.
소비자단체협의회 관계자는 “농심이 지금이라도 소비자들과 함께 상생할 수 있는 가격전략을 채택하길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반면 농심은 소비자단체협의회의 주장이 잘못됐다며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가격 인상의 배경은 제조원가와 판매관리비 등 비용 상승으로 인한 원가 압박 누적이 주된 원인이라는 입장이다.
원부자재 가격과 임금 인상을 비롯해 제조원가가 상승했고, 물류·판촉 관련 비용도 증가했다 설명이다.
실제 이번 가격인상은 2년 4개월 만이다. 이전 가격 인상 시점인 2016년 농심의 급여비용은 1334억원에서 지난해 1404억원으로 늘었고, 판매관리비는 6236억원에서 6380억원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운송보관료는 1159억원에서 1163억원으로, 기타 판관비도 1530억원에서 1553억원으로 대부분 늘어났다. 이외에 광고선전비와 지급수수료, 견본비 역시 규모가 커졌다.
올 3분기(누적 기준)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급여가 3.4% 늘어나는 등 판관비가 증가세를 보였다. 영업이익률은 23.7%나 감소했다. 농심의 비용 부담이 늘어나면서 영업이익이 줄어든 셈이다.
더욱이 스낵 가격 인상으로 라면 매출 하락분을 보전하기에는 이익이 턱없이 부족하다. 농심의 매출 구조상 스낵류 비중은 16% 정도에 불과하며, 증권가에서는 이번 스낵 가격 인상으로 인한 효과는 연 200억원이라고 예상했다. 소비자단체협의회가 주장한 1500억원을 채우기엔 한참 모자란 수치다.
농심 관계자는 “연간 영업이익률이 4~5%대로 어려운 여건에서도 우수한 품질의 제품 생산을 위해 비용 상승을 감내하고 있다”며 “스낵 가격 인상은 불가피한 결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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