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수 퇴임 코오롱, ‘4세 승계’ 미루고 ‘집단협의’ 체제로

  • 뉴스1
  • 입력 2018년 11월 28일 10시 52분


이웅열 회장 전격 퇴임, 지주사 컨트롤타워 ‘원앤온리委’ 신설
유석진 ㈜코오롱 사장 중심, 4세 이규호 전무 승진 당분간 ‘경영수업’

서울 강서구 마곡산업지구 내 신축한 ‘코오롱 원앤온리 타워(KOLON One&Only Tower)’  전경. (코오롱 제공) 2018.4.16/뉴스1
서울 강서구 마곡산업지구 내 신축한 ‘코오롱 원앤온리 타워(KOLON One&Only Tower)’ 전경. (코오롱 제공) 2018.4.16/뉴스1
이웅열 회장의 전격 퇴임으로 코오롱그룹이 ‘4세 경영’ 승계를 위한 과도 집단경영 체제를 사실상 맞았다. 그룹 오너이자 총수인 이 회장이 물러나면서 유석진 ㈜코오롱 대표이사 사장이 이끄는 계열사 사장단 협의체가 신설돼 지주회사 컨트럴타워 역할을 맡는다.

이 회장의 장남인 이규호(35) ㈜코오롱 전략기획담당 상무는 28일 정기인사에서 전무로 승진했다. 코오롱인더스트리 FnC부문 최고운영책임자(COO)로서 그룹 패션사업 부문을 총괄하는 자리다. 이 회장은 지주사 전략기획 임원을 거쳐 그룹 주력사업 중 하나인 패션부문을 맡게 됐다. 앞으로 각 사업부문 요직에서 경영권 승계를 위한 경험과 역량을 쌓을 전망이다.

◇‘50대 기수’ 유석진 사장 이끄는 컨트롤타워 ‘원앤온리委’ 신설

코오롱은 이날 지주사에 ‘원앤온리(One & Only)위원회’란 이름의 계열사 사장단 협의체를 신설했다. 퇴임하는 이 회장을 대신해 그룹의 아이덴티티, 장기 경영방향, 대규모 투자, 계열사간 협력과 이해 충돌 방지 등 주요 경영 현안을 조율하는 조직이다. 최태원 회장을 보좌하는 SK그룹의 컨트롤타워인 수펙스추구협의회와 유사하다.

코오롱 컨트럴타워엔 계열사 사장단이 참여한다. 이날 지주사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한 유석진(54) 사장이 ‘원앤온리위원장’을 겸임한다. 유 대표이사 사장은 2013년 ㈜코오롱 전무로 영입돼 전략기획 업무를 맡아오다 지난해 대표이사 부사장에 발탁 승진했다.

50대 중반의 상대적으로 젊은 전문 경영인이 그룹을 이끌게 된 셈이다. 코오롱은 “최근 몇년 세대교체로 젊고 역동적인 CEO(최고경영자) 라인을 구축했다”며 “지주사를 중심으로 각 계열사의 책임 경영이 강화될 것”이라고 했다.

◇4세 이규호 패션부문 총괄 전무로…“경험·능력 쌓고 경영권 승계”

이 회장의 장남이자 후계자인 이규호 코오롱인더스트리 FnC부문 최고운영책임자(COO·전무)의 역할과 경영 승계 시점도 관심거리다. 이 전무는 코오롱 일가의 ‘장자승계 원칙’에 따라 앞으로 부친인 이 회장의 경영권 지분을 물려받아 회장직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이날 전무 승진과 함께 패션부문 총괄 역할을 맡은 것도 경영 수업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이 회장의 1남 2녀 중 첫째인 이 전무는 영국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미국 코넬대에서 호텔경영학을 공부한 뒤 군에 입대해 병장으로 만기 제대했다. 일병 때 레바논 유엔평화유지군에 지원해 임무를 수행했다. 2012년 코오롱인더스트리㈜ 구미공장에 차장으로 입사해 그룹에 발을 들였고, 코오롱글로벌㈜, 코오롱인더스트리㈜ 경영진단실 등을 거쳐 ㈜코오롱 전략기획담당과 계열사 리베토 대표이사를 맡아 왔다.

이 전무는 기업 주도 벤처캐피털(CVC) 사업에 특히 관심을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코오롱 관계자는 “이 회장이 이 전무에게 바로 그룹 경영권을 물려주는 대신 그룹의 핵심 사업부문을 총괄 운영하도록 해 본격적으로 경영에 참여토록 한 것”이라며 “그룹을 이끌 때까지 경영 경험과 능력을 충실하게 쌓아가는 과정을 중시한 결정”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1)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