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1년 만에 인상했지만, 지난해 인상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다. 금통위원 두명의 동결 소수의견도 나온 가운데 내년에는 금리인상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한층 더 강해진 모양새다.
30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본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1.50%에서 1.75%로 0.25%p 인상했다. 다만, 조동철·신인석 금통위원은 동결 소수의견을 냈다.
이번 금리인상은 지난해 11월 이후 1년 만이다. 그러나 지난해와는 금리인상 배경에 차이가 있다. 앞서 지난해에는 국내총생산(GDP)이 3.1% 성장하며 경제전망을 웃돌기도 했으며,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2%를 기록했다.
반면 올해는 경제상장률이 설비, 건설 투자 등이 부진한 흐름을 보이며 당초 예상 경로를 밑돌고 있다. 이에 따라 한은도 지난달 수정경제전망에서 올해 성장률을 2.7%로 0.2%p내렸다.
한은은 그간 강조했던 금융 불균형 해소에 역점을 뒀다. 여전히 소득 증가율보다 높은 가계부채 증가세를 진정시키고, 미국과의 금리 격차 폭을 조금이나마 줄이겠다는 결정이다.
그러나 내년 추가인상은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미·중 무역분쟁, 투자 부진 등으로 내년에는 경제 하방압력이 올해보다 더욱 커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특히 금통위원 중 소수의견이 두명이나 나왔다는 점에서 금통위 내부에서도 금융안정보다 경기 부양에 중점을 둬야 한다는 이견이 강했음을 알 수 있다.
한은이 금리를 조정하는 동시에 소수의견이 2명 이상 나온 것은 지난 2015년 3월 1.75%로 0.25%p 인하(정해방·문우식 전 위원)한 이후 3년 8개월 만이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이주열 총재는 “소수의견이 등장하는 이유는 그만큼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이번 인상은 일회성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인상은 경기과열 제한 조치가 아닌 리스크 관리 차원의 금리인상이었으며, 경기와 물가의 하방 리스크를 지적해왔던 두 위원이 동결 의견을 냈으므로 이번 인상이 한은의 경기판단이 개선됐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내년 국내 경기둔화가 더 가시화될 전망으로, 기준금리는 동결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내년 중 추가 인상 가능성을 닫아 놓기는 아직 이르다는 전망도 있다. 백윤민 교보증권 연구원은 “아직 기준금리가 한은이 추정하는 중립금리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완화적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내년 상반기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해소될 경우 금리인상 기대감이 나올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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