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인상의 역설…일용직 고용·임금 오히려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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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12월 14일 14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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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2010~16년…월 근로시간 2시간·급여 1만원↓
제조업 생산성 높이지만 영세업종은 오히려 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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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의 소득 주도 성장의 핵심으로 꼽히는 최저임금 인상 정책. 그러나 최저임금을 올라가면서 저임금 근로자의 노동시간이 줄고, 월급도 오히려 줄어들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또한 최저임금 인상은 제조업 전반의 생산성은 높일 수 있지만, 영세제조 업종의 생산성은 악화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14일 발표한 ‘최저임금이 고용구조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를 보면, 최저임금을 올라가 최저임금 미만자와 영향자의 비율이 1%포인트(p) 늘어나면 이들의 월평균 근로시간은 각각 약 2.1시간, 2.3시간 줄어들고, 월평균 급여는 약 1만2000원, 1만원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분석대상 기간인 2010년부터 2016년까지의 최저임금 미만자(영향자) 월평균 근로시간인 178.4시간(177.9시간)의 1.1%(1.3%)가 줄어든 것이다. 급여는 월평균 83만원(89만 원)의 1.45%(1.1%)가 감소했다. 최저임금은 올랐지만 이로 인해 근로시간이 줄어들고 되레 급여가 줄어든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것이다.

이번 연구에선 시간당 임금이 그해 최저임금에 미치지 못하는 근로자를 ‘최저임금 미만자’로, 임금이 다음 연도 최저임금에 미치지 못하는 근로자를 ‘최저임금 영향자’로 정의했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월급 차도 더욱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저임금 미만자와 영향자 비율이 1%p 높아지면 이들보다 높은 임금을 받는 근로자와 월평균 급여차가 8000∼9000원(6000원)으로 확대되는 것으로 추정됐다. 이는 현재 급여차 197만원(196만 원)의 0.4%(0.3%) 수준이다.

최저임금 인상이 제조업 전반의 생산성 향상에는 도움을 줄 수 있지만, 일부 업종의 생산성은 악화시킬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같은 날 한은이 발표한 ‘최저임금과 생산성:우리나라 제조업의 사례’ 보고서를 보면 최저임금 인상은 금속가공제품, 자동차·트레일러, 1차금속, 식료품 등의 업종은 생산성을 향상시켰다.

반면 전자제품·전기장비를 비롯해 의복·의복액세서리·모피, 가죽·가방·신발, 가구 등 영세업체가 중심인 업종에는 생산성에 악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최저임금 영향률이 높은 제조업종일수록 임금상승률도 높았지만, 고용 증가율 감소도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최저임금 영향률은 전체 임금근로자 중 최저임금의 영향을 받는 근로자의 비율을 말한다.

또한 최저임금 인상으로 상용직의 임금과 고용은 증가했지만, 임시일용직 근로자의 경우 오히려 고용과 임금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육승환 한은 금융통화연구실 연구위원은 “임시일용 근로자의 경우 최저임금 상승으로 임금이 오히려 감소했는데, 이는 최저임금 인상이 상용근로자의 소득 증가에는 도움이 되지만 임시일용 근로자에게는 오히려 해가 될 수도 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같은 최저임금 적용에도 최저임금 영향률의 차이로 최저임금이 고용, 임금, 생산성에 미치는 영향은 업종과 규모에 따라 다를 수 있다는 것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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