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 또 늘린다고?…서울 면세점 지금도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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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12월 17일 12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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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국내 관광 활성화 등을 위해 내년에 신규 면세점을 추가 설치하기로 했다. 국내 면세점 시장은 올해 19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진입 장벽을 낮춰 특정 기업에 이익이 편중되는 것을 막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면세점 업계에서는 이미 중소형 면세점들은 적자에 허덕이고 있어 추가 면세점 설치가 필요한 지에 대해 의문을 나타냈다.

정부는 17일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청와대에서 확대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이같은 내용을 담은 ‘2019년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했다.

우선 지자체별 면세점 매출액이 전년 대비 2000억원 이상 증가하거나, 지자체별 외국인 관광객이 20만명 이상 증가하는 경우 중 1가지 요건만 충족해도 신규 특허를 허용하기로 했다.

이전까지는 전국 시내 면세점의 외국인 매출액과 이용자 수가 50% 이상이거나, 지자체별 외국인 관광객이 전년 대비 30만명 이상 증가할 경우 2가지 요건을 모두 충족해야만 신규 특허 허용을 검토할 수 있었다.

또 중소중견면세점은 상시 진입을 허용하되, 지역 여건에 따라 제한하는 내용을 검토 중이다. 현재는 지역활성화 등 일정한 조건으로 지방 진입을 허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국무회를 거쳐 관세법 시행령을 개정하고 오는 2019년 4~5월 면세점 제도운영위원회를 열어 현 특허수, 신규 특허 요건, 시장 상황 등을 고려해 지역별 시내면세점 신규 특허수를 결정할 방침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면세점 사업이 특허를 갖고 있는 일부 사업자만의 영역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고자 하는 의미로 보아달라”며 “면세점 사업이 더 경쟁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정부 계획대로 관세법 시행령이 개정되면 내년에도 서울 시내면세점 신규 특허가 추가될 가능성이 높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1~10월 면세점 매출액은 15조7139억원으로 2017년 한 해 매출인 14조4684억원을 넘어섰다.

이 기간 월평균 매출액은 1조5713억원으로 이 추세대로로라면 올 한 해 국내 면세점 매출은 19조원에 육박하는 18조85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특히 서울 시내 대기업 면세점이 국내 면세점의 매출 증가를 주도했다.

호텔롯데의 롯데면세점 소공점의 올 1~10월 매출은 3조4920억원으로 작년에 세웠던 단일 점포 역대 최대 연 매출 3조1619억원을 훌쩍 넘어섰다.

같은 기간 호텔신라의 신라면세점 서울점도 2조3866억원의 매출을 기록, 지난해 매출 2조1239억원을 뛰어넘었다. 신세계면세점 명동점도 1조6608억원으로 작년 한 해 1조3510억원 매출을 이미 큰 폭으로 넘어서는 등 정부의 신규 특허 요건을 몇 번을 채우고도 남을 정도다.

그러나 신규 특허가 추가되더라도 이전처럼 특허권을 둘러싸고 업계간 경쟁이 과열되는 현상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2014년까지만 하더라도 6개에 불과했던 서울 시내면세점은 정부의 면세점 특허 확대방침에 따라 현재 12개(미개장 탑시티면세점 제외)로 늘었다. 이전보다 경쟁이 한층 치열해진 상황에서 후발주자로서 선뜻 면세점 사업에 발을 담그기 쉽지 않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 대기업 면세점 관계자는 “이미 면세점 사업을 하겠다는 기업이 다수 들어와 있고 일부 대기업 면세점을 제외한 신규 사업자나 중소중견면세점은 대부분 적자인데 시장을 우선적으로 안정화한 후 신규 특허를 추가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불만을 표했다.

실제 2015년에 서울 시내면세점 신규 특허를 취득한 한화갤러리아가 여의도에서 운영하는 갤러리아면세점63은 올 1~10월 매출이 2941억원에 그쳐, 전년 2.8%였던 매출 점유율이 10월 말 현재 1.9%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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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중견면세점은 사정이 더 어렵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추경호(자유한국당) 의원실에 따르면 동화면세점, 에스엠면세점 서울점 등 중소중견기업이 운영하는 12개 시내면세점의 올해 1~7월 월평균 매출액은 399억원으로, 월평균 손익분기점(1156억원)의 3분의 1 수준에 머물고 있다.

한 중소중견면세점 관계자도 “진입 장벽을 낮추면 아무래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수 밖에 없어 대부분 적자인 중소중견은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며 “중소중견면세점을 위한다면 상시진입을 허용하기보다는 임대료 인하나 품목별 영업요율 조정, 브랜드 유치 관련 협력 등의 정책이 급선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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