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신년기획 기업이 도시의 미래다]디트로이트 5년만에 부활 날갯짓
아마존 제2본사 유치 실패하자 채권 발행해 공원-대중교통 정비
시계 등 패션산업에도 눈돌려
14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패션 1번지인 소호 거리의 한 상점에 관광객과 쇼핑객들이 끊임없이 드나들었다. ‘디트로이트’라고 적힌 커다란 깃발을 내건 이곳은 2013년 디트로이트에서 시계 제작을 시작한 패션 브랜드 ‘샤이놀라(Shinola)’ 매장. 직원은 고급 시계와 가방, 지갑, 자전거 등 디트로이트 글자가 선명하게 찍힌 상품들을 소개하며 “모든 상품이 ‘메이드 인 디트로이트’”라고 자랑스럽게 말했다.
샤이놀라는 19세기 뉴욕주 로체스터에서 설립됐다가 1960년대 사라진 구두약 브랜드다. 추억의 브랜드를 다시 사서 디트로이트에서 시계 제조에 도전한 것이 지금의 샤이놀라다. 영국 런던, 프랑스 파리, 독일 베를린 등 세계 50개국에도 진출했다.
제너럴모터스(GM)의 파산 신청 등 주력산업인 자동차산업이 무너지면서 무너진 디트로이트 경제는 최근 부활의 날개를 펼치기 시작했다. 실업률이 2009년 16%까지 치솟았지만 지금은 미국 평균인 3.7%로 안정됐다.
디트로이트는 기업이 문을 닫고 부자들과 중산층이 하나둘씩 떠나면서 거리 가로등조차 켜지 못할 정도로 재정이 악화돼 2013년 파산신청을 했다. 올해 파산 도시의 굴레를 벗었다. 4월부턴 미시간주와 연방정부 감독을 벗어나 선출직 시장이 다시 시 재정을 관리하기 시작했다.
디트로이트는 첨단 산업 유치를 위해 아마존 제2본사 유치 경쟁에도 뛰어들었다. 열악한 대중교통에 발목이 잡혀 최종 후보에도 들지 못하고 탈락하자 시 관리들과 지역 상공인들은 발 빠르게 보완책 마련에 나섰다. 2014년 파산에서 벗어난 이후 처음으로 이달 4일 자체 신용으로 1억3000만 달러 규모의 20년 만기 채권도 성공적으로 발행했다. 디트로이트는 이 돈으로 공원, 소방서, 대중교통 확충 등에 투자할 계획이다.
디트로이트의 위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주력 산업인 자동차 산업의 구조조정 등이 끝나지 않았고 학교 등 사회기반시설도 열악해 인구를 늘리기도 쉽지 않다. 다행히 피아트크라이슬러(FCA)가 2012년 가동을 멈춘 디트로이트 맥 애비뉴 엔진 공장을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생산하는 완성차 공장으로 전환해 재가동할 계획이다. 27년 만에 새 자동차 조립라인이 들어서게 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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