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실수요자를 강화한 청약제도 개편 이후 분양에 나선 북위례와 성남 대장지구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실상 무주택자만 청약이 가능해 투기수요가 상당수 걸러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시장 안정화 효과에 시금석이 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24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지난 11일부터 9·13 주택시장 안정대책 후속 조치로 무주택 실수요자 중심으로 신규 주택이 공급될 수 있도록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주택법 시행령·공공주택 특별법 시행령 개정안이 시행됐다.
이번 개정안으로 투기과열지구 등 규제지역 내 추첨제 대상 주택 75% 이상이 무주택자에게 우선 공급된다. 잔여분 또한 무주택자와 1주택 실수요자에게 돌아간다. 또 공공택지에서 건설·공급되는 주택은 분양가격이 인근 시세 대비 Δ100% 이상 3년 Δ85∼100% 4년 Δ70∼85% 6년 Δ70% 미만인 경우 8년간 각각 전매가 제한된다.
앞서 정부는 북위례와 성남 대장지구 등 대형상품이 포함된 지역 분양을 연기한 바 있다. 무주택자 등 실수요자들에게 인기지역 신규 아파트를 공급하겠다는 의지였다. 이들 지역은 이번 개정안이 시행되자 본격 사업 닻이 올랐다.
우선 미니판교라 불리는 성남 대장지구엔 현대건설·현대엔지니어링 컨소시엄이 공급한 ‘힐스테이트 판교 엘포레’가 첫 등장했다. 이 단지는 판교 대장지구에서 유일하게 모든 가구가 대형상품으로 이뤄졌다.
실수요자들에게 높은 관심을 받고 있는 북위례에서도 민간분양이 등장했다. GS건설이 선보인 ‘위례포레자이’ 3.3㎡당 평균 분양가는 1820만원으로 책정됐다. 위례신도시 시세와 비교하면 3.3㎡당 1000만원 저렴한 셈이다. 최소 2억∼3억원 가량 저렴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다만 모델하우스 개관 이후 하남시청으로부터 분양승인을 받지 못해 정확한 가격수준은 공개되지 않았다.
하지만 모델하우스 현장엔 상담을 위한 내방객 인파가 몰려들며 위례신도시의 인기를 입증했다. 인근 단지보다 저렴한 분양가로 당첨을 노리는 청약자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위례신도시는 서울 송파구와 경기 하남·성남시에 걸쳐 있다. 북위례와 남위례는 장지천을 기준으로 나뉘는데 지난해 10월을 끝으로 남위례는 입주를 마무리했다. 북위례는 서울과 인접해 있는 데다 지하철 이용이 편리해 분양 전부터 관심 지역으로 꼽혔다.
전문가들은 청약시장이 실수요자 중심으로 재편됐다는 점에 긍정적인 의미를 부여했다. 청약 1순위 강화뿐 아니라 공공택지 북위례의 경우 분양권 전매가 8년으로 제한돼 사실상 투기 세력이 진입하긴 어렵다는 관측이 대체적이다. 무주택자만 청약할 수 있는 시대에 진입해 경쟁률이 다소 낮아질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실제 대장지구 1순위 접수결과 평균 3.10대1을 기록했다. 판교 생활권을 누릴 수 있는 입지를 감안하면 경쟁률이 다소 낮은 것 아니냐는 의견을 내놓는다. 하지만 1순위 당해지역이 성남시 거주자를 우선으로 받아 높은 경쟁률이 나오긴 힘든 구조였다. 위례포레자이 역시 시세보다 저렴한 분양가라는 장점이 있는 반면에 전매제한이 8년인 점은 부담이다.
업계 안팎에선 기존 주택시장은 정부의 9·13대책 이후 정부 규제와 세금 인상으로 거래절벽 등 냉각기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반면 실수요자들에게 당첨기회가 높아진 청약시장은 여전히 매력적인 ‘내집마련’ 수단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앞으로 북위례에선 현대엔지니어링뿐 아니라 계룡건설·우미건설·호반건설 등 3000가구가 넘는 물량이 줄줄이 대기 중이다. 대장지구 역시 ‘판교 퍼스트힐 푸르지오’가 이번주 1순위 접수를 시작한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본부장은 “기존 아파트 가격이 많이 올라있어 상대적으로 분양가가 저렴하고 입지가 좋은 새 아파트에 대한 인기가 계속되고 있다”며 “여기에 정부 규제 여파로 기존 주택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새 아파트 관심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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