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태안화력발전소 하청근로자 사망 사고를 계기로 공공기관에서 ‘위험의 외주화’가 이뤄지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가운데 공기업의 외부 인력 비중이 점점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사고가 난 한국서부발전을 포함해 6개 발전공기업에서 외부 인력 비율이 특히 많이 늘었다.
25일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인 ‘알리오’에 따르면 올해 정부가 지정한 35개 공기업의 임직원 수는 13만7851명인 반면 공기업 소속이 아니면서 관련 업무를 하는 외부 인력은 5만6100명에 이르렀다. 외부 인력은 파견, 용역, 사내하도급 근로자를 말한다.
35개 공기업 임직원 대비 외부 인력 비율이 40.6%로 지난해(40.5%)에 비해 약간 올랐다. 외부 인력 비율은 2013년 32.8% 수준이었지만 2014년 36.7%, 2015년 37.6%, 2016년 38.9% 등으로 매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공기업이 내부 직원을 늘리는 것에 비해 외부 인력을 더 빠르게 늘리고 있다는 의미다.
35개 공기업 중 2013년과 비교해 올해 외부 인력 비율이 늘어난 곳은 총 12개였다. 여기에는 한국남동발전 한국남부발전 한국동서발전 한국서부발전 한국중부발전 한국수력원자력 등 6개 발전공기업이 모두 포함돼 있다. 한국수력원자력(53.7%), 한국남동발전(48.4%)은 외부 인력 비율이 임직원 대비 50% 안팎에 이르렀다.
다른 공기업들은 정부가 추진하는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영향으로 외부 인력이 줄었다. 발전공기업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정책의 사각지대인 셈이다. 특히 태안화력발전소 하청근로자가 사망한 연료환경설비운전 및 정비 분야의 경우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논의가 답보 상태다. 민간정비 업계는 자사의 인력을 공기업 인력으로 돌리면 민간 기업이 고사 상태에 놓인다고 주장하고 있다. 발전공기업들은 정비의 경우 ‘고도의 전문성’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정규직 전환에 부정적이다.
실제 정부가 지난해 내놓은 공공기관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은 민간의 전문성, 시설, 장비 활용이 불가피한 경우는 정규직 전환 예외 사유로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와 여당은 운전·정비 분야의 정규직화를 논의하기 위해 통합협의체를 구성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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