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차를 산다고 해봅시다. 차 종류와 가격대가 고민이죠. 금방 고장날 차는 아닌지, 수리나 점검은 제대로 됐을지도 의문이고요. 고객의 이런 고민을 해결해주는 게 비즈니스 포인트라고 생각했어요.”
19일 서울 강서구에 위치한 자동차전문유통·관리기업 ‘오토플러스’ 사무실. 중고차 업계에서 ‘은둔의 고수’라 불리는 김득명 대표는 중고차 시장에서의 성공 요건은 ‘고객 신뢰’라고 거듭 강조했다. 고객의 마음을 살 수 있었기에 2000년 구멍가게로 시작한 오토플러스는 현재 자체 중고차 브랜드를 만들 정도로 성장했다.
대기업 직원이었던 김 대표는 미국을 자주 방문하면서 자동차 시장 진출을 위한 컨설팅은 물론 다양한 중고차 유통방식과 서비스를 배울 수 있었다. 그런 던 중 미국에서 본 충격적인 한 장면이 중고차 시장에 뛰어들게 된 계기가 됐다.
“한 중고차 업체에 갔는데 투명한 유리 안에서 중고차를 수리하는 과정을 모두 공개하더라고요. 중고차는 숨겨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모든 걸 보여주는 발상이 충격이었어요.” 그때 받은 충격의 잔상이 사업을 이끈 원동력이라는 것.
김 대표는 ‘중고차 업체는 차를 팔고 나면 끝’이라는 편견을 없애는 게 중고차 업계가 사는 길이라고 했다. 중고차를 구입한 고객에게 정기적으로 연락해 차량 관리를 받도록 안내 ¤고, 고객이 바쁘면 집까지 직접 찾아가는 정비서비스를 제공했다. 이 과정에서.고객들에게 무엇이 아쉬운 지 묻고 이를 업무에 적용했다.
오토플러스는 최근엔 미래의 고객인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자동차 스트레스’공모전도 열였다. 한 여대생이 ‘내게 맞는 중고차를 찾는 것이 스트레스’라고 말한 것에 착안해 고객에 맞는 차량을 찾아주는 솔루션 제작에 들어갔다.
오토플러스는 올해 업계 최초로 ‘리본카(Reborn Car)’라는 자체 중고차 브랜드를 내놨다. 리본카는 출고 5년 미만의 자동차를 확보해 오토플러스가 차량 검사와 품질 진단, 수리 등 전 과정에 직접 관여해 상품화한 차량이다. 18년 동안 쌓아온 정비 노하우와 독자적인 정비 공장 등을 바탕으로 오토플러스가 ‘인증’한 차량인 셈이다. 김 대표는 “중고차 냄새를 빼주는 노하우로 95% 수준의 새 차처럼 상품화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초창기 정비사를 포함해 직원 40명으로 시작한 회사는 현재 연간 2000억 매출을 올리고, 직원 수도 370명이나 되는 중견 업체로 성장했다. 올해만 약 1만2000대의 차량을 판매했다. 오토플러스는 인천에서 ‘리본카 스퀘어’를 운영하고 있다. 상담, 구매, 견적, 차량 체험 등 자동차와 관련된 모든 서비스를 묶음식으로 제공하는 것이다. 조만간 구미에도 리본카 스퀘어가 오픈할 예정이다.
김 대표는 “앞으로 대표와 정비사가 인증한 중고차라는 컨셉으로 유튜브를 통해 중고차를 파는 아이디어도 고민중”이라며 “중고차는 믿지 못하는 시장이라는 편견을 지우는데 조금이나마 일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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