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업계 “인건비 年7000억 늘어” 최저임금 시행령 반발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2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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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위반 사례 속출할 것… 억울한 기업인 안 나오게 해달라”

정부의 최저임금 시행령 개정 수정안에 대해 자동차 및 부품업계가 본격 반대에 나섰다.

27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와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KAICA)은 “최근 재입법 예고된 수정안이 자동차업계의 건의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해 유감을 표한다”며 공동성명을 냈다. 두 단체는 정부안이 시행되면 “인건비 부담이 연간 7000억 원가량 늘 것으로 추산된다”며 “최저임금은 법을 어기면 기업인이 형사 처벌을 받을 수 있는 만큼 억울한 기업인이 나오지 않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정부 수정안의 골자는 최저임금을 계산할 때 한 달 기준 근로시간을 174시간에서 209시간으로 늘리는 것이다. 최저임금은 월 급여를 월 근로시간으로 나눠 계산한다. 한 달 동안 받는 임금은 변화가 없더라도 분모(근로시간)가 늘어나기 때문에 시간당 임금(최저임금)이 더 적게 나온다.

양 단체는 “연봉 6000만 원이 넘는 근로자 중에서도 최저임금 위반 사례가 나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들은 현대·기아자동차, 쌍용자동차, 한국GM, 르노삼성자동차 등 국산차 5개 업체에서 9000여 명의 위반 사례가 나올 것으로 추산했다. 한 예로 연봉 6830만4000원을 받는 A완성차업체 근로자의 경우 월평균 급여는 569만2000원이다. 하지만 그중 최저임금으로 인정되지 않는 상여금 성과급 시간외수당 약정휴일수당 등을 제외하면 160만 원이다. 내년 최저임금은 시간당 8350원이다. 기존 방식(174시간 기준)으로 계산하면 시간당 8908원을 지급하는 셈이라 위반이 아니지만 정부안(209시간 기준)대로 계산하면 7655원이어서 위반이 된다.

정부는 노사가 협의해 성과급이나 상여를 줄이고 기본급 비중을 늘리는 방식으로 임금체계를 바꾸라고 하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노조가 완강히 반대하기 때문이다. KAMA와 KAICA는 “자동차업계는 수년 전부터 임금체계 변경 논의가 있었으나 노사가 합의점을 찾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또 “실제 일을 하지 않는 법정유급휴일을 최저임금 산정 시간에 포함하는 것은 대법원이 무효라고 여러 차례 판결을 내렸음에도 정부가 이를 고수하는 것은 권한 남용”이라고 비판했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자동차업계 인건비#최저임금 시행령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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