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8만가구 공급을 통해 주택시장과 주거안정을 이루겠다고 발표하면서 서울주택도시공사(SH) 역할이 막중해졌다. 앞으로 분양뿐 아니라 임대공급에 집중해야하는 만큼 산하기관으로서 고민이 깊어지는 분위기다.
28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지난 26일 서울시는 ‘2차 수도권 주택공급 계획’ 중 서울시내 8만가구 추가공급에 대한 세부사항을 공개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서울시 임대주택을 상급 품질로 짓는 동시에 양을 늘리는 것도 중요하다”며 “서울시는 눈물겹게 공급을 늘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 OECD 평균 수치 이상인 10%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분양보단 공적임대주택 확보에 주력하겠다는 방침이다. 대표적으로 강남 노란자위 땅인 삼성동 서울의료원 주차장 부지(7000㎡)와 대치동 동부도로사업소 부지(5만2795㎡)에 임대아파트 약 3000가구를 조성한다. 서울시 임대물량을 관리하고 공급하는 SH 역할이 과거보다 높아질 수 있다는 견해가 나오는 배경이다.
지난 10월 SH는 ‘주택공급처’를 신설해 서울시 정책에 보조를 맞추기 위한 작업을 시작했다. 기존에 흩어져 있던 주택공급 업무를 단일화·전문화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시 주택정책과 관련해 SH 역할이 앞으로 커질 것”이라며 “조직개편은 아직 논의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급작스러운 임대사업 증가로 부채 증가에 대한 부담은 더 커졌다. 임대사업은 보증금이 부채로 잡혀 사업을 확장할수록 빚이 늘어나는 구조다. 공기업 역할에 충실해야한다는 과제와 경영상태 개선이라는 공존할 수 없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셈이다. 클린아이에 따르면 SH 부채는 Δ2013년 18조3618억원 Δ2014년 17조1489억원 Δ2015년 16조9896억원 Δ2016년 16조1953억원 Δ2017년 14조8868억원으로 감소 추세다.
업계 관계자는 “SH도 임대사업을 진행하기 위해선 자금확보가 필요하다”며 “분양사업과 병행해야 사업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단 SH는 소유하고 있는 성동구치소 부지에 아파트를 지어 분양을 통해 수익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이곳에 1300가구를 공급하지만 임대와 분양 물량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또 입주 30년이 다가오는 임대주택을 재건축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여기서 나오는 분양을 통해 자금 유동성 확보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시범사업 성격으로 상계마들과 하계5단지 등이 우선적으로 진행된다. 이중 상계마들은 인접한 북부기술교육원 부지로까지 화장해 용적률 200%로 재건축한다. 기존 170가구를 신규 1078가구로 주택공급량을 늘린다. 여기엔 임대와 분양이 섞인 ‘소셜믹스’ 단지가 들어선다.
김세용 SH 사장도 지난 26일 서울시 발표 직후 뉴스1과 만나 “서울시 주택정책을 실행하는 것이 SH 역할”이라며 “(부채감축에 대한)다양한 방안을 현재 검토 중”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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