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퇴직연금을 깨고 중간에 찾아 쓴 중도인출자가 전년보다 30% 가량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중도인출금액 증가폭도 40%에 육박했다. 중도인출 사유로 ‘주택 구입’의 비중이 가장 높았고 ‘주거 임차’는 급증했다.
통계청이 28일 발표한 ‘2017년 퇴직연금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퇴직연금 중도인출 인원은 5만1782명, 인출금액은 1조7046억원으로 전년대비 각각 29.2%, 38.4%씩 늘었다. 이 중 남성은 인출자의 78.6%, 인출금액의 84.8%를 차지했다.
중도인출 사유 중 ‘주택 구입’의 경우 인출인원은 2만1368명(41.3%), 인출금액은 7122억원(41.8%)으로 전년대비 각각 16.6%, 28.8%씩 증가했다. 임차보증금을 충당하기 위한 ‘주거 임차’는 인출인원이 1만1566명(22.3%), 인출금액이 2701억원(15.8%)으로 전년대비 각각 59.6%, 56.3%씩 확대됐다.
‘장기 요양’ 목적의 인출인원은 1만3617명(26.3%), 인출금액은 6027억원(35.4%)으로 전년대비 각각 32.1%, 35.2%씩 늘었다. 인출인원 기준 20대는 주거 임차, 30대와 40대는 주택 구입, 50대 이상은 장기 요양 목적으로 중도인출이 가장 많았다.
수급 현황을 보면 지난해 일시금으로 받은 인원은 전년대비 12.1% 증가한 29만8724명, 수급금액은 3.5% 감소한 3조7675억원이었다. 연금으로 받은 인원은 전년 대비 82.1% 늘어난 1만680명, 수급금액은 148.8% 증가한 8239억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 기준 퇴직연금으로 적립된 금액은 전년대비 15.5% 증가한 167조500억원으로 집계됐다. 퇴직연금 도입대상 사업장 125만9585곳 중 34만3134곳이 퇴직연금을 도입해 도입률은 27.2%에 달했다.
퇴직연금 가입대상 근로자 1083만161명 중 543만7938명이 가입해 가입률은 50.2%를 기록했다. 연령대별 가입률은 30대(58.6%), 40대(52.9%), 20대(48.5%) 등의 순이었다. 전년 대비 대부분 연령대별 가입률은 증가한 반면 20세 미만 근로자 가입률은 0.7%포인트 감소했다.
사업장의 종사자규모가 클수록 가입률이 높게 나타났다. 100인 이상 사업장 가입률은 64.8%로 가장 높았다. 5인 미만 가입률은 12.2%, 5~9인은 28.0%, 10~29인은 44.2%로 전체 가입률(50.2%)보다 낮았다.
개인형 퇴직연금 가입인원은 131만4408명으로 전년대비 68.8% 늘어났다. 적립금액은 전년대비 23.5% 증가한 15조1645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해 7월26일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시행령 개정으로 개인형 퇴직연금(IRP) 대상에 자영업자 등 비임금근로자가 포함됐다. 이로써 IRP에 가입인원은 47만1398명, 적립금액은 1조803억원이 추가됐다.
박진우 통계청 행정통계과장은 “지난해부터 비임금근로자도 IRP에 가입할 수 있도록 제도가 변경됐다”며 “수요가 있었기 때문에 제도를 변경한 것이다. 향후 가입증가 여부는 경기 상황 등을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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