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거래대금이 올해 100조원을 처음으로 돌파해 역대 최대 규모를 또 넘어섰다. 거래량도 처음으로 40억건대로 진입했다.
공매도란 주식을 빌려서 파는 방식으로 수익을 올리는 투자 기법이다.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한 투자자가 증권사 등으로부터 주식을 빌려서 판 뒤 주가가 떨어지면 주식을 사서 빌린 주식을 갚는 식으로 이뤄진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공매도 거래대금은 올해 128조원으로 전년 동기(95조원)에 비해 34.7% 늘었다. 작년에 공매도 거래대금이 사상 최대 규모를 경신한 데 이어 올해도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연도별 공매도 거래대금 추이를 보면 가파르게 늘어나고 있다.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2009년(14조원)에 비해 9배 가까이 커졌다.
올해 공매도 거래량은 46억주로 1년 전과 견줘 37.3% 증가했다. 공매도 거래량은 지난 2012년부터 올해까지 7년 연속 역대 최대 규모를 경신하고 있다.
올해 공매도 거래대금과 거래량이 전체 증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1.59%, 4.57%로 가장 높은 수준이다.
종목별로 보면 올해 공매도 거래대금이 가장 많은 종목은 바이오 대장주 셀트리온으로 12조7613억원으로 집계됐다. 셀트리온은 공매도 비중도 수량 기준으로는 13.91%, 거래대금 기준으로는 13.78%로 높은 수준이다.
이어 ▲삼성전자(5조8427억원) ▲SK하이닉스(3조9287억원) ▲삼성전기(3조1436억원) ▲셀트리온헬스케어(2조8031억원) ▲신라젠(2조6191억원) ▲카카오(2조2192억원) ▲삼성바이오로직스(2조1656억원) ▲현대건설(1조9034억원) ▲넷마블(1조7198억원) 등이 공매도 거래대금 상위 1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공매도 규모가 올해 역대급이었던 것은 공매도를 가장 활발히 하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증시가 하락할 것이라는 데 적극 베팅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코스피와 코스닥에서 외국인은 올해 6조원가량을 순매도했다. 같은 기간 개인이 11조원 순매수했고 기관이 4조원을 순매도한 것에 비해 외국인의 ‘팔자’ 움직임은 거셌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공매도 거래 3분의 2 이상이 외국인에 의해 이뤄진다”며 “올해 외국인의 매도세가 집중됨에 따라 공매도 규모도 클 수밖에 없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펀더멘털 대비 성장 잠재력에 대한 기대로 올해 상승세가 컸던 바이오주 등을 중심으로 공매도가 활발하게 이뤄졌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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