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둔의 경영자’ 김정주 넥슨 창업주가 자신의 지분전량을 매각한다는 사실을 4일 공식적으로 표명했다.
이날 김정주 NXC(넥슨 지주사) 대표는 매각설이 불거진지 하루만에 입장문을 통해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보다 새롭고 도전적인 일에 뛰어든다는 각오”라며 “넥슨을 세계에서 더욱 경쟁력 있는 회사로 만드는데 뒷받침이 되는 여러 방안을 놓고 숙고 중”이라고 밝혔다.
김 대표는 구체적인 매각 방식이나 인수 후보군 등에 대해서 거론하지 않았다. 다만 “방안이 구체적으로 정돈되는 대로 알려드리도록 하겠다”고만 했다. 매각 의지는 분명히 드러내는 동시에 넥슨에 대한 기업가치는 떨어지지 않도록 하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사실 이날 넥슨은 일본에서 넥슨 매각과 관련된 입장을 공시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돌연 공시계획을 접고 김 대표가 직접 입장문을 언론을 통해 공개한 것이다. 김 대표의 갑작스러운 입장 발표는 넥슨 매각에 대한 국내 여론이 좋지않는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김 대표가 넥슨을 매각하려는 이유를 놓고 게임규제 때문이라거나 오랜 재판으로 인한 피로감으로 해석되면서 이같은 파장을 잠재우기 위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김 대표의 입장문에서 이를 의식한듯한 내용이 나온다. 입장문에서 있는 “넥슨을 경쟁력있는 회사로 뒷받침하는 방안을 숙고중”이라거나 “어떤 경우라도 우리 사회로부터 받은 많은 혜택에 보답하는 길을 찾을 것”이라는 대목에서 김 대표의 뜻이 읽힌다.
관련업계는 김 대표의 ‘새로운 도전’이 무엇일지에 대해서도 다양한 해석을 내놓고 있다. 김 대표가 평소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을 흠모했다는 점에서 블록체인 등 신기술을 중심으로 한 투자사업에 뛰어들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실제 김 대표는 NXC를 통해 지난해 국내 암호화폐 거래사이트 코빗에 이어 최근 유럽 최대 암호화폐 거래사이트 비트스탬프를 연이어 인수하며 블록체인 관련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일각에서는 김 대표가 본인이 가진 NXC 지분 전량이 아닌 일부만 매각할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매각금액이 10조원에 달하다보니 인수자를 찾기가 쉽지 않고, 회사를 쪼개서 매각하자니 넥슨의 기업가치를 떨어뜨리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이유에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전량 매각의 경우, 현실적으로 투자처를 찾기 어렵다는 점에서 일부 지분 매각으로 선회할 가능성이 있다”며 “조직의 안정을 위해 NXC의 지분 일부만 재무적투자자에게 넘기고, 일부는 본인이 그대로 보유하거나 본인이 흥미를 잃은 게임사업만 떼서 매각할 수 있다”고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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